상처 아물지 않은 후쿠시마..'단 한명을 위한 졸업식'

김하나기자 2014. 3. 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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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원전사고로 주민들 떠나.. 오나미 초교 올 졸업생 1명 뿐

3년 전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후쿠시마(福島)의 한 초등학교에서 20일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한 졸업식이 열렸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의 오나미(大波)초등학교는 이날 지역주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식을 열고, 지난 1년간 혼자서 학교를 다닌 6학년 학생 사토 다카시(佐藤隆志·12) 군에게 졸업장을 수여했다.

2011년 원전 사고 이전 41명이었던 오나미초등학교의 학생수는 피난, 졸업 등으로 급감하면서 지난해부터 1명이 됐다. 지난해 3월 학생들이 모두 떠나면서 친구도, 후배도 없이 학교생활을 하게 된 사토 군은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외로운 사토 군을 지키기 위해 교장 선생님을 포함한 5명의 교직원들은 육상·검도 등 체육활동을 함께하고, 일주일에 2번은 약 5㎞ 떨어진 오카야마(岡山)초등학교에서 동급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도록 도왔다. 5월 열린 운동회에는 주민 130여 명이 참석해 사토 군과 함께 경기에 참여했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도움 속에 사토 군은 지난 1년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개근'하면서 학교생활을 마치게 됐다. 유일한 학생이었던 사토 군의 졸업으로 학교는 오는 4월부터 휴교할 예정이다.

졸업장을 받은 사토 군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오나미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고, 자신감을 갖고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사토 데루지(佐藤照治) 씨는 "(아들이) 혼자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강해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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