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기술지원 종료 20여일 앞으로.. PC 보안 '빨간불'

목정민 기자 2014. 3. 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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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 6대 중 1대꼴로 사용.. 은행자동화기기는 90% 이상아직 운영체제 변경 미온적.. 계속 쓸 땐 해킹 위험 등 노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 체제(OS)인 윈도XP(Windows XP)에 대한 기술지원을 종료하는 날이 20여일밖에 남지 않아 국내 PC보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술지원이 끝나면 이후 이 OS 이용 컴퓨터는 해킹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달 8일 윈도XP 기술지원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일 이후부터는 2주에 한 번꼴로 제공하던 윈도XP용 PC보안, 버그 수정, 온라인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개인용 컴퓨터 6대 중 1대는 2001년 출시된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PC 중 700만대가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보기술(IT) 통계업체인 스탯카운터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3일간 윈도XP를 탑재한 개인용 PC, 태블릿PC 등은 전체 OS 탑재 기구 가운데 15%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지원 종료를 공고한 지난해 2월에는 33%였다.

은행자동화기기(ATM·CD)의 90% 이상은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은행자동화기기는 약 8만대다. 이 중 윈도XP를 사용하는 기기는 98%로 7만8000대에 이른다. 금감원은 조사 시점이 10개월 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90% 이상의 은행자동화기기들이 윈도XP를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점포에서 계산이나 상품 관리에 사용되는 매장관리시스템(POS)도 상당수 윈도XP를 사용하고 있다.

윈도XP 사용자들은 정보 보안을 위해 윈도7, 윈도8, 윈도8.1 같은 상위 버전의 OS를 새로 깔아야 한다. 윈도7은 2020년 1월 보안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에 더 오래 사용하려면 윈도8 이상을 사는 게 낫다. 이를 위해서 라이선스를 구매해 기존 PC에 설치하거나 아예 윈도8이 깔린 PC를 구매하면 된다. 윈도8 가격은 12만~15만원 정도다.

보안 전문가들은 기술지원이 종료된 윈도XP를 계속 사용할 경우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기술지원이 종료되면 보안이나 개인정보 도난과 관련된 위험성이 높아진다"며 "유해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등에 취약해져 데이터나 정보를 도난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지원이 종료되고 패치가 나오기 전 공백기에 악성코드 등을 유포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제로-데이 공격(Zero-day attack)'을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윈도XP의 경우 패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욱 보안에 취약하다. 또 CD와 ATM에 악성코드·해킹 공격이 일어나면 거래정보 유출은 물론 간단한 조작만으로 돈을 빼내는 '원격 인출', '전산망 마비' 등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보안업체인 시만텍이나 안랩 등이 앞으로 몇 년간 백신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들 백신이 보안 위협을 모두 막아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한 보안 전문가는 "윈도XP가 제공하던 광범위한 보안 업그레이드 기능을 제3자의 백신으로 100% 대체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며 "10년 이상 된 윈도XP라는 '헌 집'을 부분 부분 고쳐 쓸 수는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집을 새로 짓듯 OS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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