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간부끼리 낯뜨거운 인사청탁

2014. 3. 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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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간부 4명 향응 받아

그 중 1명은 200만원 수수

[ 이심기/조미현 기자 ]

공공기관 방만경영과 부정비리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개혁작업이 추진 중임에도 한국전력 핵심 간부들이 내부 인사청탁을 위해 금품과 향응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공직복무관리관실 감찰반은 지난달 18일 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한전 처장급 고위 간부 네 명이 향응을 접대받은 현장을 적발했다. 이 중 한 명은 당일 오전 한전 직원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00만원을 현금으로 받은 뒤 이날 접대 자리에서 또 다른 직원에게 100만원을 추가로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적발된 간부의 지갑을 확인한 결과 한전에서 부적절한 방법으로 구입한 50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도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조실의 추가 조사 결과 해당 상품권은 기념품 구입용으로 사용했어야 할 사업비 200만원을 전용해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조실 관계자는 "총무팀이 해당 간부에게 대외업무 협의 시 필요한 곳에 쓰라며 상품권을 지급한 것으로 안다"며 "현금과 다름없는 상품권을 주고받은 것은 명백한 비리 행위이자 예산을 전용한 대표적인 방만경영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한전은 정부가 부채과다와 방만경영 등을 근거로 중점관리대상으로 정한 38개 공공기관 중 하나다. 부채 규모만 55조원에 직원 자녀에 대한 교육비 등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가 440만원에 달해 이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도록 조치받았다.

더구나 이번에 적발된 간부들은 인사와 감사, 관리담당 등 한전의 내부관리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핵심 고위직 인사들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전의 윤리강령에는 내부 향응을 받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게 국조실 판단이다. 한전은 또 전용차량 지급대상자가 아닌 1급 간부 다섯 명에게도 전용 승용차를 제공하는 등 규정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국조실은 이번 조사가 제3자의 제보를 받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제보를 받아 유흥주점 앞에서 대기하다가 향응을 받고 나오던 간부들에게 신분증을 제시한 뒤 임의동행 형식으로 인근의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까지 이동해 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은 한전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조사 내용을 알리고 엄중조치토록 통보했다. 인사청탁과 금품수수 관행이 일상화돼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추가조사도 지시했다.

한전 관계자는 "조사가 시작된 직후 해당 간부들의 업무를 정지시켰다"며 "총리실에서 결과를 공식 통보 받는 대로 타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심기/조미현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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