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 '평창, 보고있나'

2014. 2. 1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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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혜성처럼 나타난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20·한국체대)의 질주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는 한국 썰매에 희망의 빛을 쏘았다.

윤성빈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의 기록으로 16위에 올랐다.

한국 썰매 종목의 역사를 통틀어 최고 성적이다.

종전까지 스켈레톤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강광배 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기록한 20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썰매 종목 전체에서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봅슬레이 남자 4인승의 19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해 선수 경력이 1년 반밖에 되지 않은 윤성빈이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목표로 삼았던 15위에는 조금 못 미쳐 아쉬움이 남지만, 2차 레이스에서 전체 9위의 기록을 작성할 만큼 가능성이 풍부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상위권 진입도 엿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윤성빈의 최대 강점은 순발력이다.

신림고 시절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수 있었을 만큼 타고난 순발력은 고스란히 썰매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스타트 능력을 끌어올리는 원천이 된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윤성빈은 4초65∼4초72의 스타트 기록을 작성했다.

스타트 기록만 놓고 보면 윤성빈의 4초65보다 빠른 성적을 낸 선수는 4명밖에 없다.

동메달리스트인 매튜 안토인(미국)의 스타트 기록은 최고 4초66으로 오히려 윤성빈에 미치지 못했다.

썰매 종목은 스타트가 80% 이상을 차지한다고들 할 만큼 초반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정상급으로 진입할 기본 실력은 갖춘 셈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좋은 스타트로 얻은 속도를 끝까지 유지할 조종 능력과 안정감이다.

조종술과 안정감은 결국 경험에서 나온다.

이제 썰매 경력이 2년도 되지 않은 윤성빈에게는 앞으로 경험이 쌓일 일만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2015년 겨울이면 트랙 부분이 완성될 평창의 슬라이딩 센터는 윤성빈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평창올림픽이 열릴 트랙에서 훈련을 거듭한다면 경험도 쌓고,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광배 부회장은 "썰매 종목은 개최국에서 꼭 메달리스트가 나오곤 한다"면서 "초행길은 누구나 헤매지만, 집에 가는 길은 눈을 감고도 훤한 느낌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 좋은 스타트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추가로 배출돼 경쟁 체제까지 구축한다면 소치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처럼 한국도 평창에서 시상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강 부회장의 청사진이다.

이번 대회 윤성빈은 경기용 신발 뒤축 부분에 '보고 있나'라는 네 글자를 적어 넣고는 경기에 나섰다.

윤성빈은 "그냥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향해 써 놓은 것"이라며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윤성빈의 '보고있나'라는 말은 왠지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 맞붙을 경쟁자들을 향해 던지는 도전장처럼 느껴진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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