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응답하라 1994' 정우 "고아라, 때린데 또 때려 울컥했다"

유병철 입력 2014. 1. 28. 12:37 수정 2014. 1. 31.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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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 (사진 = 벨 액터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의 인기 기세가 무섭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끝났지만 팬들의 '정우앓이'는 계속되고 있다. 여심을 '들었다 놨다'하는 정우의 돌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한국경제TV 와우스타는 지난 25일 강남구 청담동 루카511에서 유쾌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대세 배우 정우를 만나 그의 매력에 빠져보았다.

2002년 연예계 데뷔한 정우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단역과 조연을 거쳤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품행제로', '동갑내기 과외하기', '바람난 가족', '그놈은 멋있었다', '짝패', '숙명', 그리고 드라마 '루루공주', '슬픈연가', '못된사랑', '신데렐라맨', '드라마스페셜-칠성호'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었지만 대박을 친 작품은 드물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죠. 대중이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이 좋다고 해도 제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면 마음이 안 편하더라고요. 좋은 작품과 시기만 있으면 대중한테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나마 한 가지 위안거리는 2010년 영화 '바람'으로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은 것. 목표를 향해 달려온 그는 그토록 원하던 신인상 획득이라는 꿈 하나를 얻었다. '바람: 감독판'은 정우의 인기에 힘입어 지금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다.

"정말요? 요즘도 케이블에서 방영을 한다고요? 부끄럽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봐야겠어요. 힘들 때 그 상을 보면서 위안을 삼죠."

▲ 정우 (사진 = 벨 액터스 엔터테인먼트)

정우는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매력을 폭발시키기에 앞서 지난해 8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극중 순수한 빵집 청년 서진욱 역으로 출연, 손태영과 호흡을 맞추며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정말 많은 작품에 출연했었는데, '최고다 이순신'을 통해 제 이름과 얼굴을 알리게 됐네요. 묵묵히 제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 생각했어요."

'최고다 이순신' 종영 후 쉴 틈도 없이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이어진'응답하라1994' 촬영에 돌입한 정우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극중 멋대가리 없는 경상도 사나이 쓰레기 역으로 열연, 무심함과 자상함을 오가는 매력으로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대세남'으로 자리매김했다.

"쓰레기는 원래 멋진 캐릭터잖아요. 멋있는 척을 하면 안 되고 귀엽게 보이려면 귀엽게 보이려 하지 않아야 해요. 쉽게 말하면 힘을 빼고 즐기면서 연기해야 답이 나오죠. 감정의 틀은 감독님과 작가님의 디렉션으로 잡되, 그 위에 얹는 디테일 요소는 배우의 몫이죠. 13년간 쌓은 단역의 경험 덕인 것 같아요."

툭툭 던지는 말투 속에 은근히 배어있는 배려, 그리고 나정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응답하라 1994' 시청자들은 '정우앓이'를 시작했고, 팬들은 정우의 실제 성격이 쓰레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실제 성격이 쓰레기와 흡사해요. 성격도 그렇지만 방이 너저분한 거나 쓰레기의 생활 속 행동이 비슷해요. 쓰레기를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의식하고 찍은 장면은 없어요. 그냥 나오는 대로 연기했어요. 하지만 제가 애드리브를 한 부분은 많지 않아요. 딱 하나 재밌는 애드리브는 있어요. 식탁에 앉아있는 삼천포(김성균)를 나무라다 '살인마 새끼'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건 촬영하면서 갑자기 나온 거예요. 성균이가 영화에서 연기한 살인마 이미지를 드라마 안에 끌어들인 거죠. 촬영하면서 성균이 눈을 보면 가끔 섬뜩할 때가 있었어요."(웃음)

'응답하라 1994' 속에는 쓰레기와 나정이(고아라)의 뽀뽀와 키스신이 많았다. 쓰레기가 병원에서 나정이(고아라)한테 프러포즈 할 때 했던 키스신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배우들은 이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하지만 정우가 밝힌 가장 힘든 장면은 진한 애정신이 아닌 나정이와 티격태격신이었다.

▲ 정우 (사진 = 벨 액터스 엔터테인먼트)

"사실 키스신보다 티격태격하는 신이 정말 힘들었어요. 아라가 손이 정말 매운데, 때린데 또 때려 울컥했죠. 아라처럼 열심히 하는 배우와 함께 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오빠로서 많이 도와주고 챙겨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굉장히 미안했죠."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평균 시청률 10%를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21회의 경우 평균 11.9%의 시청률을 기록, 201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 정우도 '응답하라 1994' 열풍으로 광고, 잡지, 인터뷰, 작품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정우앓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응답하라 1994'는 많은 것을 가져다주고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에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줬죠. 앞으로 삶에 힘듦도 기쁨도 슬픔도 있겠지만 지금을 되새기며 힘내야죠. '응답하라 1994'와 관련된 일정이 많다보니 아직도 촬영 중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정우에게 2013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이다. KBS2 '최고다 이순신'에 이어 tvN '응답하라1994'의 인기와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까지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정말 큰 사랑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다른 분들의 자리를 뺏은 게 아닌가 싶어 죄송해요."

쏟아지는 러브콜과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우. 그는 진정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가 됐다. 때문에 그의 차기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연기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다.

"'최고다 이순신'부터 '응답하라 1994'까지 약 1년 간 쉬지 않고 달려와서 병이 났어요. 우선 재충전을 하고 싶어요. 평소에 라면 먹으며 쇼프로 보는 걸 좋아 하는데, 빨리 바쁜 일정이 정리 됐으면 좋겠네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요. 영화가 될지 드라마가 될지, 어떤 장르에 도전하게 될지도 미정이에요. 상황에 쫓기기 보다는 신중하게 고민해서 선택하고 싶어요."

유병철기자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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