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꺾은 '짝퉁 애플' SW로 삼성도 이길것

2014. 1. 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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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빅샷에 듣는다 / ⑥ 레이쥔 中 스마트폰 2위 샤오미 CEO ◆

"삼성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은 관심 밖이다. 사람들이 갤럭시보다 샤오미 폰으로 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창업 3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2013년 3분기 기준)까지 오른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ㆍ44)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매출액을 뛰어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 CEO는 "삼성은 생산과 마케팅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지만 소프트웨어(SW)만큼은 우리를 못 당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샤오미의 레이 CEO를 이 회사 본사에서 만났다. 샤오미 본사는 베이징 북서쪽에 있는 중국판 실리콘밸리 '상디지구'에 있다. 중국에 진출한 각국 정보기술(IT) 업체가 몰려 있는 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모토롤라, IBM, AT&T, 후지쓰, 캐논, 도시바 등 500여 글로벌 IT 기업이 입주해 있다.

-회사 이름(샤오미ㆍ小米)이 재미있다.

▶샤오미는 중국어로 좁쌀을 뜻한다. 좁쌀죽을 먹으며 미래를 꿈꿔 이름을 샤오미로 지었다.

-창업 3년 만에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모든 중심에 소비자가 있다. 우리는 인터넷으로만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유통비용을 낮춰 가격을 내린 대신 고품질 제품을 공급한다. 충성도 높은 팬은 우리의 강력한 무기다.

-중국판 애플로 알려져 있다. 애플 영향을 받았나.

▶제품을 만드는 자세는 애플에 많이 가깝다. 하지만 제품 개발 방식이나 사업 모델은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아마존과 더 비슷하다.

애플은 위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는 톱다운 방식인데, 샤오미는 소비자 반응을 철저히 분석해 스마트폰 기능과 디자인에 반영한다. 크라우드 소싱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매주 목요일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한다. 우리는 하드웨어를 주요 수입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전체 스마트폰 생태계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를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삼성은 훌륭한 기업이다. 대규모 생산공정이나 글로벌 마케팅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삼성의 휴대전화 매출액을 뛰어넘는 것은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샤오미 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횟수와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삼성보다 앞선다고 생각한다. 갤럭시 소비자는 삼성 휴대전화를 사면서 서비스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샤오미 소비자는 우리 제품을 사면서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본다. 샤오미와 삼성의 본질적인 차이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은.

▶2014년에는 4~5개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 샤오미는 어떤 기업1년에 1개모델…SW 매주 업그레이드

초창기 샤오미는 '짝퉁 애플'로 더 유명했다. 안드로이드폰이지만 아이폰을 닮은 디자인을 선보인 데다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이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검정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오면서 '스티브 잡스 흉내를 내는 중국 기업인'으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웃기는 짝퉁'이 '무서운 스타트업'으로 새롭게 인식되기까지는 채 3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샤오미는 스마트폰 1870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엔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애플 아이폰을 누르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2위까지 오르자 '짝퉁 애플이 진짜 애플을 이겼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성장세는 가공할 정도다.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316억위안(5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샤오미의 성장 비결은 델과 아마존 그리고 애플에서 찾을 수 있다.

주문만으로 제품을 생산해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는 델 방식,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아마존 방식을 결합했다. 충성도 높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애플처럼 전략적으로 1년에 1개 모델을 선보였고 매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 레이쥔 CEO는… △1969년 후베이성 출생 △우한대 컴퓨터학과 졸업 △1990년 싼써 프로그램 제작사 설립 △1992년 킹소프트 입사 △2010년 샤오미 설립 △2011년 킹소프트 회장 △2011년 중국청년보 선정 '중국 IT 10대 인물' △샤오미 창업자 겸 킹소프트 회장(현재) [베이징 = 손유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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