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세터' 조송화, 흥국생명 구했다

입력 2013. 11. 22. 07:07 수정 2013. 11. 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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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세터 조송화(가운데)는 고질인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21일 현대건설과 V리그 경기에서 좋은 토스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성공 후 동료들과 기뻐하는 모습.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

주전 첫 시즌 경험 부족…번번이 엇박자류감독 "얼굴에 철판 깔고 네 마음대로 해"현대건설전 서브에이스 5개 등 2승 토스

이번 시즌 매일 울었다고 했다. 흥국생명 3년차 세터 조송화가 21일 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 뒤 털어놓은 얘기다. "어깨가 아파서 울었고 훈련 때 뜻대로 안돼 울었고 하고 싶어서 울었다."

이런 선수를 보는 류화석 감독의 마음도 답답했다. "경기 도중 빼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선수를 키운다는 생각에 참고 하지만 너무 마음이 여리다. 세터는 선배들을 휘어잡아야 하는데 조송화는 그런 면에서 아직 멀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사니가 팀을 떠났다. 김사니가 팀을 이끄는 3시즌 동안 조송화는 코트 밖에 있었다. 프런트에서는 김사니 이후를 생각해서 조금씩이라도 투입해 경험을 쌓게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사니도 후배와 자리를 나누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세터는 특수 포지션이다. 한 번 주전이 되면 절대 그 자리를 쉽게 내놓지 않는다. 그런 욕심이 김사니를 스타로 만들었지만 그 후유증은 컸다.

흥국생명는 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에서 세터 영입을 검토했다. GS와는 얘기를 모두 마쳤지만 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무산됐다. 어쩔 수 없이 조송화로 시즌을 끌어가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오른쪽 어깨가 말썽이었다. 통증을 달고 살았다.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어깨에 생긴 물과 혹 때문에 평소생활도 제대로 못했다. 그렇지만 경기에는 나가야 했다. 새 외국인선수 바실레바와 호흡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조송화의 토스에 따라 팀의 성적이 롤러코스트를 탔다. 21일 현대건설전까지 1승3패였다. 게다가 3연속경기 풀세트 접전. 류 감독은 16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뒤 따로 면담을 했다. "왜 졌는지 내가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쓰라." 21일 수원실내체육관의 원정선수 대기실. 류 감독과 조송화는 또 한 번 면담을 했다. 이번 말은 격려였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네 마음대로 해라."

격려는 큰 힘이 됐다. 조송화의 토스는 평소와 달리 화려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고루 분배했다. "10점대 득점선수 3명만 나오면 절대로 지지 않는다"는 감독의 약속대로 됐다. 김혜진(14득점) 박성희(12득점) 주예나, 정시영(이상 10득점) 등의 기록은 조송화가 정성을 담아 만들어낸 토스의 결과였다. 어깨가 아파 오전 서브훈련도 하지 못하고 나왔지만 서브에이스 5개 포함 6득점하는 대활약을 했다. 경기 뒤 조송화는 "오늘 공격수가 때릴 수 있게만 올려주자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22 25-17 27-25 22-25 16-14)로 이기고 2승3패 승점 6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1승3패 승점 4로 최하위를 마크했다.

수원|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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