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그바 칼럼] 시메오네가 곧 AT마드리드다

입력 2013. 11. 13. 09:53 수정 2013. 11. 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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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조나단 파두그바(Jonathan Fadugba)= 위대한 감독은 클럽에 자기 고유의 컬러를 입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다. 섕클리가 그러했고 퍼거슨과 과르디올라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맡았던 클럽 전체에 개성과 비전을 투영시켰다.

마이크 카슨은 자신의 저서 <theManager>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리더는 자신들의 생각과 신념, 언어, 행동을 통해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마치 자신의 지문을 남기는 것과 같다. 자신의 성향과 밀접하게 연계된 DNA일 수도 있다. 클럽 구성원들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뚜렷한 족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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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시메오네는 이제 겨우 43세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위대한 축구 감독들의 공통점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 12월 시메오네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약화된 클럽을 '위닝 멘탈리티'로 무장한 팀으로 변신시켰다.

그가 들어섰을 당시 아틀레티코는 매우 궁핍한 상태였다. 1996년 이후 국내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다. 감독들은 기계 부품처럼 교체되었고 패배감이 거의 내성화되다시피 했다. 디에고 포를란은 "서포터즈의 비관적인 심리상태가 그대로 선수들에게 전달되었다. 아틀레티코는 실패에 익숙해져 있었다"라고 회상한다.

그러나 지금 아틀레티코를 보라.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 부임한 지 2년이 되기도 전에 시메오네가 모든 걸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UEFA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고, UEFA슈퍼컵과 코파델레이를 차례로 거머쥐었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는 리그 개막 13경기에서 무려 11승을 거뒀다. UEFA챔피언스리그에서도 4전 전승이다. 패배감에 절었던 팀을 시메오네가 상승(常勝)의 팀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우승 트로피만큼이나 시메오네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자신의 뜻대로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점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알다시피 현역 시절 그는 매우 전투적인 미드필더였다. 그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입에 칼을 물고 있는 놈"이라고 표현했다. 승리를 향한 광기에 가까운, 때로는 무서워질 정도의 열정을 지닌 선수였다. 화려했던 현역 시절 볼 수 있었던 그의 캐릭터가 지금 아틀레티코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시메오네의 가치와 에너지, 열정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는 중원이 매우 단단하다. 미드필드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면서 상대의 공간을 지우고 공격 의지를 꺾는다. 대단히 촘촘한 4-4-2시스템으로 시메오네는 선수들에게 적극성과 열정을 요구하고, 원하는 바를 뽑아낸다. 아틀레티코의 올 시즌 경기당 태클 횟수가 라리가 1위다. 개인 태클 부문 상위 4위권에 아틀레티코의 가비와 필리페 루이스가 올라있다.

현 아틀레티코의 미드필더들은 데이비드 베컴을 괴롭혔던 현역 시절 시메오네의 플레이 스타일을 떠오르게 한다. 아틀레티코는 반칙 부문에서도 리그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리오 수아레스와 디에고 코스타는 거의 시메오네의 현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두 선수도 리그 반칙 부문 톱10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월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아틀레티코를 상대했던 제니트 생페테르스부르그의 아르헨티나 출신 수비수 크리스티안 안살디의 말을 들어보자.

"아틀레티코는 항상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해온 팀이었다. 그런 바탕 위에 시메오네가 투쟁심을 심었다. 지금까지 아틀레티코가 우승하지 못했던 이유는 실력만 갖췄지 투쟁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메오네가 그걸 변화시킨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마드리드는 시메오네 그 자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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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의견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면 아틀레티코 선수단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시메오네의 비전을 얼만큼 수용하고 또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시메오네의 핵심 철학은 동기에 대한 자기 개발과 불타는 집념의 전체적, 지속적 강화로 구성된다. 그리고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시메오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날아가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내가 나의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나누는 열정이자 기본사상이다. 나는 항상 구단이 당장 내일이라도 나를 해임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로지 다가오는 주말 경기에서 이기는 일에만 집중한다. 나는 항상 그렇게 살아간다."

"경험은 상황을 읽는 눈을 키워준다. 나는 매우 직관적인 사람이다. 슈퍼컵 결승전을 앞뒀을 당시, 나는 두 선수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그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했다. 무언가를 보면 바로 말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예전에는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스스로가 자발적이 될수록 모든 일이 더 잘 풀렸다."

여기서 질문이다. 불같이 뜨거웠던 그의 태도가 나이와 경험 덕분에 냉정해진 것일까?

"팀이 이기면 감독도 차분해질 수 있다. 나의 팀이 이길 때, 내 자신도 침착해진다. 하지만 무링요를 보라.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시티를 꺾었을 때, 그는 무릎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나도 약간 성장한 것 같다. 지도자 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항상 다른 상황에 처해있었기 때문이다. 카타니아에서는 잔류 사투를 벌였다. 나는 미드필더를 다섯 명이나 두는 전술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기꺼이 그렇게 했다. 상황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아틀레티코의 선수들도 시메오네의 부임과 함께 '적응'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신임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충성심과 존경심은 명확했다. 지난 1년간 아틀레티코의 많은 선수들을 인터뷰해왔다. 그들 모두 자신들의 감독을 존경했다. 그리고 다들 시메오네의 단어를 사용했다.

디에고 코스타의 말을 들어보자. 올 시즌 13라운드 현재 그는 13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6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라리가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재탄생했고, 브라질과 스페인의 축구협회가 그의 가슴에 각자의 협회 로고를 달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나 개인적으로나 팀 모두에게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는 우리의 생각 자체를 바꿔놓았다. 시메오네 감독은 매 경기 인생의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출전에 임하기를 주문한다.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기를 요구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발전을 위한 여지도 마련해둔다. 그가 오기 전에는 우리 팀이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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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국가대표인 아르다 투란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단순히 개인들이 모인 팀이 아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하나의 집단이다. 매 경기, 매 순간, 모든 상황에서 볼을 따내기 위해 싸운다. 심지어 연습경기에서도 모두가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나의 가족, 우리는 그런 위대한 팀 정신을 가졌다."

"모든 경기가 우리에겐 결승전이다. 모든 경기를 준비함에 있어서 우리는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임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장기적 관점에서 야망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에겐 큰 야망이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시메오네의 자발적인 정신자세, 그의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믿음이 모든 선수들의 발언에서 공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페인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는 코케도 마찬가지다. "시메오네 감독의 생각은 굉장히 명확하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를 믿고 지금 일이 잘 풀려나가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빈과의 UEFA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후안프란은 "다음 경기 상대에 따라 우리의 훈련 메뉴가 바뀐다. 하지만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한다.

코케와 디에고 코스타 그리고 후안프란 모두 '시메오네 축구'에서 너무나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들뿐만 아니라 아틀레티코의 모든 선수들이 그렇다. 시메오네는 함께 일하는 선수들 개개인으로부터 최상의 능력을 뽑아내는 능력을 지녔다.

주장 가비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아틀레티코에서 활약했던 시메오네를 영웅으로 생각하며 자란 선수다. 가비 역시 시메오네의 선수 지도방법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낸다. 투란은 "시메오네 감독은 아직 젊은 지도자다. 하지만 이미 유럽 최정상급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앞으로 시메오네 감독이 세계적 명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라리가 13라운드 현재 아틀레티코(승점 34점)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바르셀로나에게 3점 뒤져있고, 3위 레알마드리드보다 3점 앞서있다. 아틀레티코가 라리가를 제패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UEFA챔피언스리그마저? 스포츠베팅업체들은 이미 아틀레티코의 우승 확률을 재조정하기 시작했다. 리그 개막 전, 아틀레티코의 라리가 우승 예상 확률은 1.5%,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 예상 확률은 불과 1.2%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 숫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져있다. 시메오네의 힘이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ww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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