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만나는 여행]홍천 제이드가든 수목원

2013. 10. 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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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는 수많은 수목원이 있다. 비슷비슷하다. 숲이 있고 길이 뻗어 있으며 통나무집과 화원을 만날 수 있다. 제이드가든이 다른 것은 아마도 숲 속에 있는 집들의 독특한 건축 양식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동화마을의 느낌을, 어느 곳에서는 이상적인 주방을 꿈꾸게 하는 그곳 그 숲을 찾아가 본다.

환상을 키워주는 미래의 숲 길

제이드 가든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날씬한 카멜레온의 느낌이 돈다. 온통 초록이 물들었던 숲은 이제 붉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고 그 위를 지나는 햇살과 바람이 숲 전체를 마치 파충류 보호색 바꾸듯 현란한 색감으로 연출한다. 제이드가든의 이 길고 먼 숲길에 들어서면 세 곳의 특별한 동선을 만날 수 있다. 나무내음길, 단풍나무길, 숲속바람길 등이 그곳들이다. 모두 진입로가 별도로 있으며 거리도 비슷하다. 어느 곳을 선택하든 교차되는 지역이 있어서 완전히 동떨어진 느낌 없이 걷다가 다른 길로 옮겨갈 수도 있다. 물론 이 길들이 평지라고 생각하거나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 상상하면 곤란하다. 아장아장 아가가 걸을 수 있는 구간도 있지만 유모차를 밀고 가다 번쩍 들고 움직여야 할 코스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길이 그렇듯 꼭 완주를 해야 맛은 아니다. 여건에 맞춰, 몸 상태에 따라 적당히 걷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나무내음길'은 이름 그대로 목향이 짙은 동선이다. 나무가 주는 향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다. 기분을 저절로 상승시켜주는 피톤치드가 섞여있는 로하스 분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무내음길을 걸을 때는 호흡과 발걸음을 천천히 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길의 향기는 주변 숲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바닥을 이루고 있는 낙엽송의 나무 조각들을 밟을 때마다 아래로부터 치고 올라오는 은은한 향이 낭만적이다. 제이드가든에는 스물 네 곳의 분원과 각종 시설들이 있는데 나무내음길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는 영국식보더가든, 이탈리안 가든, 키친가든, 고산온실, 은행나무미로원, 나무놀이집, 꽃물결원, 워터풀가든, 코티지가든, 드라이가든, 이끼원, 야생화언덕, 스카이가든, 웨딩가든 등이 있다. 이 길을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편도 약 40분으로 곳곳의 분원과 정원을 구경하며 사진도 찍으려면 왕복 2시간은 잡아야 한다.

가을에 인기 절정인 '단풍나무길'은 여러 종류의 단풍나무로 이뤄진 숲길을 맛볼 수 있는 명소다. 연인들이 특히 좋아하며 언덕길이 있어서 수목원을 내려다 보며 산책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편도 50분 정도 걸리는 이 길에서는 재배온실, 이탈리안 가든, 키친가든, 단풍나무산책로, 꽃물결원, 워터풀가든, 드라이가든, 마녀의 집, 이끼원, 웨딩가든, 스카이가든 등을 볼 수 있다.

'숲속바람길'은 가족끼리 온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쾌적한 길이다. 바닥이 포장길이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유모차나 휠체어도 거침없이 지날 수 있다. 동선은 비교적 긴 편으로 편도 한 시간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숲속바람길에서 만날 수 있는 포인트로는 윈터가든, 피크닉가든, 아이리스가든, 수생식물원, 코티지가든, 로도덴드론가든, 야생화언덕, 블루베리원, 목련원, 웨딩가든, 스카이가든, 고층습지 등이다.

모든 길이 나름의 매력과 장점을 갖고 있지만 역시 제이드가든의 참모습을 보려면 '숲속바람길' 산책이 필수다. 제이드가든의 표적 분원인 '로도덴드론가든'을 이 코스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드가든에서 제일 먼저 조성된 이곳은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만병초를 비롯하여 약 200여 종(3000주 이상)의 세계의 다양한 만병초 품종들로 가득하다. 또한 각양각색의 양치식물, 노루오줌류, 만병초들이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내뿜고 있다.

2622종의 식물이 살아있는 천국의 숲

제이드가든에 들어서면 잠자고 있던 욕구가 일어선다. 보통 수목원이나 휴양림에 들어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때문이다. 가장 큰 매력은 이국적 벽돌 건축물과 소박한 꽃들로만 채워진 작은 정원들이다.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제이드가든은 고풍스러운 유럽 스타일의 집이 멋지다. 투스카니 양식으로 지은 게스트 센터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다양한 식물들을 식재한 영국식 보더정원, 아름다운 분수와 식물의 정형미가 살아있는 이탈리안 가든 등도 예쁘다. 이 아기자기하고 예쁜 시설물 때문에 이곳은 결혼 기념 사진과 결혼식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이드가든의 주인공은 역시 나무와 꽃 그리고 숲이다.

드라이가든, 웨딩가든, 이끼원, 로도덴드론가든 등 24곳의 분원에는 만병초류와 단풍나무류, 붓꽃류, 블루베리 등 총 2622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모두 제각각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강한 원색 보다 수수하고 은은한 멋과 향이 나는 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이드가든이 화려하고 요란한 것보다 은근한 멋과 감춰진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수목원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뷰 포인트 가운데 '재배온실'은 수목원 레스토랑에서 주로 사용하는 유기농 허브와 채소를 키우는 곳으로 언제 가도 향기 가득한 곳이다. 인기 그만인 '영국식 보더가든'은 동화 속 성과 같은 모습의 게스트 센터와 연결되는 길가 정원으로 장수만리화, 호북바람꽃, 대상화, 수련, 벌개미취, 모나르다, 서양톱풀 등 다년초 꽃들을 봄부터 가을까지 감상할 수 있다. 키친가든은 매우 흥미로운 공간으로 전원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유심히 보는 곳이다. 이곳에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식재들을 키우고 있다. 레스토랑에서야 계획적으로 수확해서 식재로 준비하겠지만 일반 가정에 이런 공간(하다 못해 화분이라도)이 있으면 찌개를 끓이고 막판에 허브 몇 잎 따다 넣는다거나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키친가든에서 재배 중인 식재 종류로는 두메부추, 꽃범의 꼬리 서머스노, 아트로푸르푸레아파드 득나물, 복분자, 신선초, 섬바디, 두릅, 등골나무 등이다. 그 목록을 적어가면 누구나 집에 서양식 미니 키친가든을 만들 수 있다. 은행나무 미로원, 나무놀이집 등은 아이들과 동행한 가족 여행객들이 동심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계곡의 원형을 최대한 살린 것도 제이드가든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스카이가든은 꼭 가봐야 할 전망 지역이다. 제이드가든 정상에 있는 이곳에는 구근류 등 다양한 야생화가 널려 있는데 전망 구역에서 보면 고즈넉한 도시 춘천의 가을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제이드가든 레스토랑

인더 가든 In the Garden

식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강원도 지역의 식재에 수목원 내의 키친가든 등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를 주로 사용한다. 인근 굴봉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약고추장을 넣어 비빈 '약고추장, 된장 산나물 숙채비빔밥, 웰빙식의 대명사 연잎밥, 춘천 명물 닭갈비 막국수 정식, 양지머리 버섯국밥, 불고기 떡볶음, 유기농샐러드, 야채감자전 등을 맛볼 수 있다. 세 가지의 코스 메뉴도 있는데 요리 종류를 손님이 골라 주문할 수도 있다.

제이드가든 이용법

개장 시간

오전 9시부터 일몰 때까지(입장은 일몰 한 시간 전까지만 가능) 입장료어른 8000원, 중고생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숍, 피크닉장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 제이드가든 수목원은 전 지역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고 식물, 동물, 흙 등을 채집할 수도 없다. 운동, 취사 행위도 금지된다.

교통편

기차

상봉역에서 춘천행 기차 이용 굴봉산에서 하차, 제이드가든 셔틀버스 이용(오전 10시45부터 오후 4시45분까지 한 시간 간격, 셔틀 문의 033-260-8300).

승용차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산 111번지 제이드가든 수목원 제이드가든 주변 숙박제이드가든 안에는 잠 잘 곳이 없다. 주변에 제이드가든과 가장 가까우면서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제이드파크', 강변의 공주풍 펜션 '산토리아 펜션', 숲 속에 콕 들어가 있는 '제이드빌펜션', 동화 같은 분위기의 '별이야기펜션' 등 주변 풍광과 잘 어우러지는 편안한 펜션들이 있다.

문의

033-260-8300, www.jadegarden.kr [글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제이드가든수목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01호(13.11.05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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