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의 '국정원 새벽論(조국이 새벽에 있을 때 방향타 역할해야)'.. "우리 역할은 統一 준비"
남재준 국정원장이 최근 국정원 자체 개혁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정원의 역할은 조국의 새벽을 준비하는 일이며 이는 곧 다가올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남 국정원장은 "국정원은 나라가 어슴푸레한 새벽에 있을 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나아갈 길을 짚어주는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원장은 또 "통일을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인식하에 외부적으론 북한 정권의 변화에, 내부적으론 국내 종북(從北) 세력의 준동에 대비하는 쪽으로 조직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남 원장은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대북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한) 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부서 고위 관계자는 "남 원장이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이제 (고작) 큰 산 하나를 넘은 것'이라고 하더라"며 "남 원장이 국정원을 둘러싼 정치 개입 논란과 절연하고 '남재준표(標) 국정원' 만들기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표될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이 정치 개입 금지 방안과 함께 대북·통일과 관련한 업무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남 원장은 또 최근 국정원 실·국별로 돌아가며 국정원 전 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선 국정원장과 일반 정보요원 간 간담회가 거의 없었다"며 "각종 정치적 논란으로 사기가 떨어진 조직 추스르기 차원에서 육군 참모총장 출신 특유의 '지휘관 스타일'이 발휘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남 원장은 자신을 어려워하는 직원들에게 "(외모가) 할아버지 같은 나를 왜 어려워하느냐"며 농담도 종종 한다고 한다.
그의 한 측근은 "남 원장이 '(국정원장 부임 전에는) 군대가 국가 안보를 다 짊어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국정원에는 국가 유사시 나와 죽음을 함께할 사람들이 많다'며 '전우애(戰友愛)'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남 원장이 취임 후 인사에서 '부서장 평가→3개 평가위원회→총괄위원회'를 거치는 3심(審)제를 도입해 원장 인사권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전했다. 외부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차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내부 논리에 얽매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주문도 함께 하고 있다고 정보위 관계자는 전했다.
국정원 개혁 시동…대북·통일업무 강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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