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S라인 따라 바다의 낭만 달린다

여수 2013. 9. 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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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해양관광열차 27일 첫 운행..하동·보성·여수 등 볼거리 풍성

[여수=데일리노컷뉴스 이정 기자]

"풍요로운 나주, 녹찻빛 평안한 보성, 고향마을을 추억으로 살리는 득량, 한정식의 지조를 보여준 순천, 해안 절경의 여수, 최참판과 서희가 살아있는 하동, 그리고 남도를 품은 S-트레인. 1박 2일만에 그 많은 이야기를 담는 건 욕심이었지만 남도의 넉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손학규 코레일 문화홍보실 차장이 S트레인과 함께한 1박 2일의 남도투어를 마친 후 밝힌 소회다.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을 히트시킨 코레일이 이번에 새로이 S-트레인(남도해양관광열차)을 선보이며 27일 첫 운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5, 16일 이틀간 언론사를 대상으로 시범운행한 이 열차에 몸을 실었다.

남도해양관광열차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성한 남도의 문화를 이어주는 행복하고 편안한 '슬로 기차여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전선을 따라 펼쳐친다. 부산, 경남, 전남, 광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남도 문화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낭만열차다. S자 곡선모양의 경전선과 리아스식 해안인 구불구불한 남해안의 모양을 형상화해 S-트레인이라 이름 붙였다.

S-트레인이 정차하는 주요 역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름난 관광지를 연결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근대 문화유산인 추억의 거리가 조성돼 있는 득량역, 코스모스가 열차를 감싸는 북천역은 역 자체가 관광콘텐츠다. 이밖에도 진주, 하동, 순천, 여수 엑스포, 벌교 등 이름난 관광지가 S-트레인과 함께 해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S-트레인이 외부 디자인부터 객실 하나하나까지 남도의 풍광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이다. 거북선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S-트레인은 쪽빛, 동백꽃, 거북선, 학을 모티브로 디자인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열차 내부에 좌식 다례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힐링실, 가족실, 카페실, 이벤트실은 열차여행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다례실엔 전문가가 20~30분 정도 동승해 다례체험과 다양한 차와 레시피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 체험 등 고품격 서비스 제공으로 차의 맛과 특성을 쉽게 이해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구간개선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여행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이점을 살려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이벤트실(5호차)을 활용한 다양한 공연 등 볼거리를 선사한다.

S-트레인은 두 대가 편성돼 매일 아침 부산과 광주에서 각각 출발해 1회 왕복운행한다. 동쪽 부산역에서 스타트를 끊은 열차는 마산~진주~북천~하동~순천을 거쳐 여수엑스포역까지 250.7km를 달린다. 운행시간은 3시간58분이 소요된다. 그 반대편인 서쪽 광주송정역을 출발한 열차는 보성~득량~벌교~순천~하동~북천~진주를 거쳐 마산까지 212.7km 구간을 무려 5시간30분동안 느릿느릿 달린다. 어차피 속도를 포기했으니 시속 50km의 '거북이 열차'의 여유를 마음껏 즐겨볼만하다. 특히 봄-매화, 여름-해상유원지, 가을-꼬막·코스모스, 겨울-해수 온천 등 계절에 따라 시간을 다양하게 조정해 운행할 예정이다.

관광열차 이용 패스 1일권은 4만 8000원. 역마다 내려서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겠다면 하루 패스권 대신 2일권 이상을 사는게 더 유리하다. 2일권은 6만 3800원이고 3일권은 7만 9600원. 코레일은 인근 지자체들과 손잡고 카셰어링·트레인하우스 등 여행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해양 관광 연계 코스 이외에도 주요 정차역을 중심으로 당일코스·1박 2일 코스·2박 3일 코스 등 다양한 명품 관광코스를 마련해 기차를 이용한 진정한 힐링 여행 시대를 여는데 앞장 설 예정이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83년의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경전선을 타고 유명 관광지를 코스를 돌아보며 여유만점의 관광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 구름도 쉬어가는 너른들판과 섬진강이 손짓하는 하동

인생이 어디로 향해가는지 잊은채 '빨리빨리'에만 익숙해 급박하게 살고 있는 나날들. 그 일상을 탈출해 어디로든 떠나고싶은 유혹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차 재배지 중 세계 최초로 국제 슬로시티에 가입된 경남 하동군 악양면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곳에서 섬진강변 깨끗한 물길과 꽃길을 거닌 후 평사리 최첨판 댁과 인근 귀농인들의 다실에 앉아 푸른 빛깔과 그윽한 향기를 고이 머금은 녹차 한 잔을 음미한다면 자연스레 느린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고 우리 인생의 소설을 새롭게 써내려 가고픈 힘이 불끈 솟아날 듯 싶다.

경남 하동군 하동읍에 위치한 하동역은 남도해양관광열차의 교착역으로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1968년 첫 문을 연 하동역은 화개장터 등이 부근에 위치해 있고 지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하동역의 플랫폼 건너편에 일자형으로 벚꽃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촬영이나 데이트 코스로 즐겨 찾는다.

영호남의 갈림역으로 역에서 2km 떨어진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남 하동군과 전남 광양시가 경계를 이루는 모습은 가히 장관을 이룬다.

역광장에는 1968년 2월 경전선 완전개통을 기념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경전전통(慶全全通)이 새겨진 기념비가 서 있으며 특산물인 섬진강 재첩(강조개)과 하동녹차를 맛볼 수 있다.

■ 서희와 길상이의 숨결 느낄 수 있는 최참판 댁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악양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이다.

지리산 거대한 능선이 남으로 가지를 친 남부능선의 대미에 해당하는 성제봉 아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미점리 아미산 아래에서 동정호까지의 넓은 들판, 만석지기 부자를 서넛은 낼만한 악양 '무딤이들'이 그것. 평사리가 위치한 지명인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닯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중국에 있는 지명을 따와 평사리 상변 모래밭을 금당이라하고 모래밭 안에 있는 호수를 동정호라 했다.

악양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 중에 소상팔경이 있으며 평사리 들에 위치한 동정호와 악양의 소상팔경은 이곳 사람들의 자랑거리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풍경으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또한, 형제봉 자락에 위치한 사적 제 151호 고소성은 신라시대 축성한 것으로 섬진강과 동정호를 발아래 두고 천년의 발자취를 말해준다.

동학혁명에서 근대사까지 우리 한민족의 대서사시인 '토지'의 배경인 이곳 평사리에 소설 속의 최참판 댁이 한옥 14동으로 구현돼 있어 발길을 붙잡는다.

조선 후기 우리 민족의 생활모습을 재현해 놓은 이곳은 SBS 드라마 토지 세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서희와 길상이를 캐릭터로 개발해 관광상품으로 판매, 하동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의 평사리 문학관도 좋은 구경거리다. 매년 가을이면 전국에 내로라하는 문인들을 한 데 모으는 토지문학제 역시 이곳에서 개최돼 문학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동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죽·공예 시연 및 판매장, 압화(꽃누르기)·천연염색·한복체험 등의 체험학습관과 농업전통문화 전시관, 주말상설 마당극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

"1년 후의 나와 사랑하는 이에게 추억을 전하세요."

악양면 평사리 동정호 들판 입구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보낸 달의 1년 후 마지막 날에 발송해주는 '사랑의 느린 우체통'이 눈길을 끈다.

유순이 하동군 관광과 행정주임에 따르면 야생 차 문화 축제 때 처음 시작한 사랑의 느린 우체통은 연인, 친구, 가족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연인들에게 각광받으며 하동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올 가을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을 통해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억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 전라도와 경상도의 화합 상징는 화계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있어야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가수 조영남의 노래 속 배경이 되기도 한 화개장터. 지리산 맑은 물이 흘러 내려와 섬진강과 만나는 곳에 자리한 화개의 화개장터는 전라도와 경상남도를 이어주며 해방 전까지 우리나라 5대 시장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 추억이 방울방울 득량역

70~80년대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면 득량역 '추억의 거리'가 안성맞춤이다. 전남 보성군 득량역에는 추억의 이발관, 박정희 전 대통령 담화문 벽보 등 70~80년대를 테마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꾸민 추억의 거리를 조성해 향수를 자극한다.

득량면 추억의 거리는 총 7개의 전시공간이 있는데 마을 주민인 공주빈(35)씨가 스무 살 때부터 수집해 온 소장품들로 꾸며졌다. 기존의 빈 집이나 빈 점포를 활용해 꾸민 역전이발관, 장난감가게, 득량상회, 역전만화방, 득량초등학교, 행운다방 등이 눈길을 끈다.

각자의 공간에 그 시절에 맞는 소품들로 채워넣은 이 공간은 부모 세대들에게는 옛 추억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아빠·엄마 세대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게 함으로써 가족간, 세대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발관과 다방은 실제로 공씨의 부친과 모친이 직접 운영하며 영업을 하고 있으니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아련한 그 시절에 젖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이렇게 개인의 자비로 조성되기 시작한 득량역 추억의 거리는 곧 보성군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지역민이 만드는 문화 공간'이라는 콘셉트 아래 다양한 문화관광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민과 관광객의 문화 향유 및 소통의 공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득량 5일장을 문화장터로 새롭게 부활시키기 위해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현대시장을 뛰어넘어 전통시장의 본래 기능이었던 문화공연, 정보교환, 상거래, 휴식공간이라는 의미를 되살리고 있다.

농특산물 전시판매관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임용민 득량면민회 사무장은 "득량역 문화장터 추진위원회와 함께 추억의 거리로 70, 80년대를 표현해 관광객들에게 득량역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올해 생산한 신선한 농특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팔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레일 측 관계자 역시 "S-트레인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남도의 맛과 멋'을 소개함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유관기관들과의 협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열두 달 내내 향긋한 꽃향기 흐르는 여수 하화도

'

가을이 오는 소리가 복수초 향기에 담겨 꽃은 눈에 담고 향기는 품에 안는다… 아랫꽃섬, 하화도가 그렇게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빠르게 향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면 올망졸망 다도해 물길 사이로 점점이 떠있는 섬섬옥수 같은 섬, 여수 하화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들을 벗삼아 유유자적 길을 걸으면 섬 사람들의 정겨운 삶까지 느낄 수 있다.

어린시절 읽었던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화 '비밀의 화원'처럼 숨겨져 더욱 아름다운 섬, 아는 이도 많지 않고 찾는 이도 적은 하화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여수시 화정면에 속하는 하화도는 임진왜란 중 안동 장씨가 뗏목으로 가족들과 피난하던 중 동백꽃, 선모초,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하화도에 마을을 형성하고 정착하면서 '꽃섬'이라 불리게 됐다. 아래 꽃섬으로 불리는 하화도는 섬의 모양이 복을 가득 담고 있는 복조리 모양을 하고 있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피고지면 외로운 섬 하화도에는 1년 12달 울긋불긋 향긋한 단물이 흘러넘친다.

여수는 3면이 바다여서 섬으로 가는 뱃길도 여러 곳에 열려 있다. 하화도를 만나러 가는 길은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2회, 백야도 선착장에서 3회 여객선이 운항되고 있다.

50여 분 정도를 달려 도착하는 하화도는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마을

담벼락마다 누군가의 정성으로 그려진 소박한 그림들이 어느 유명작가의 작품처럼 빛나고 있다. 그로 인해 작고 한적한 섬마을이 생동감으로 꿈틀거린다. 마을로 들어서면 화사한 주황색의 지붕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넓은 얼굴로 내리는 햇볕을 받고 있는 태양열발전소의 집열판들도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 여수 하화도 가려면 >

하화도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기 때문에 민박집이나 음식점 등이 많지 않다. 그런 이유로 정성껏 준비한 맛있는 도시락과 필요한 물품을 챙겨가는 센스가 필요하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 시간이 3시간 정도이므로 별도의 숙박이 필요하지는 않으나 하루 밤 섬지기가 되어보고 싶다면 이장님과의 사전 예약을 통해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과 향우회 건물, 깨끗하게 정비된 빈 집 등에서 숙박할 수 있다. 아울러 하화도를 향하는 여객선은 여수 연안 여객선 터미널과 백야도 선착장에서 운항되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출발 전 꼭 운항정보를 체크하는 것이 좋겠다.eljeong87@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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