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삐걱거리는 美-러..'찰떡 궁합' 中-러
대조적 관계 G20 정상회의에서도 그대로 표출
푸틴, 가장 먼저 시진핑 만나, 오바마와는 별도회동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근들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미국 관계와 유례없는 밀월을 누리는 러시아-중국 관계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체감있게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 앞서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시진핑(習近平) 중국주석과 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양국은 회담이 끝난 후 에너지, 항공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특히 이날 회담에서 수년간 끌어온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중국 수출과 관련된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공급가 문제까지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메가딜'이 성사되면 러시아는 동시베리아와 중국을 잇는 가스관을 통해 오는 2018년부터 연 380억㎥의 가스를 중국에 수출하게 된다. 지금까지 서유럽에 치우쳤던 러시아의 가스 수출 판도를 바꾸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또 G20 정상회의에 앞서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 정상회담을 따로 열었다. 신흥 경제국 모임인 BRICs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시 중국 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 등과의 회담에서 "G20 회의를 BRICs 회원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에서 열게 된 것은 BRICs의 높아진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자찬했다.
BRICs 국가들은 이날 회담에서 G20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세계 경기를 부양할 것을 촉구하고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변화가 야기할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또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밀월관계를 구가하는 중-러 관계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러시아 임시 망명,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이견 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미-러 간 냉랭한 분위기는 G20 회의에서도 그대로 감지되고 있다.
양자 문제와 시리아·이란 등 국제현안이 산적했음에도 푸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 기간에 별도회담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틀간의 회의 기간에 두 정상이 어떻게든 접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탠딩 회담'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면담이 이루어지더라도 시리아 군사공격을 주창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에 강하게 반대하는 푸틴 대통령이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가 스노든에게 임시망명을 허용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G20 회담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열기로 했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대신 스웨덴을 방문했다. 그는 G20 정상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G20 조직위는 두 정상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해 회담장에서 이들의 자리를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장은 이날 G20 회의장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최근 푸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에 심각한 이견이 많다"고 시인했다.
러시아와 미국이 새로운 단계의 상호관계로 이행하려면 또다른 리셋(reset.관계재설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러시아를 중심에 둔 미국과 중국의 대조적 관계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어떤 모습으로 더 표출될지 주목된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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