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후 5년] "인생은 늘 피에스타(축제)가 아님을.. 스페인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마드리드 2013. 9. 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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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왕립 엘카노전략硏 페데리코 스테인베르그 연구원 "인재들 해외로.. 두뇌유출.. 경제 회복에 최소 3~4년 "

"긴축재정의 목적이 스페인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해 국가 부도를 막는 것이었다면 그것은 성공했다. 그러나 긴축의 목적이 경기회복과 성장이었다면 실패라고 봐야 한다."

페데리코 스테인베르그<;사진>; 스페인 왕립 엘카노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위기 후 5년을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또 "스페인 경제가 70년 전 스페인 내전 이후 최악"이라며 "스페인의 신용등급도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경제가 회복되려면 최소 3~4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현재 스페인 경제 상황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더블딥이다. 정부는 올해 말부터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매우 느리고 고통스러운 성장이 될 것이다. 2002년 유로화 도입 후 온 나라가 뭐에 홀린 듯 도취 상태에 빠졌다. 은행은 지불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값싼 이자로 돈을 퍼줬고 너도나도 교외의 큰 주택과 휴양지 별장을 샀다. 세계 금융시장 충격으로 부동산과 건설업의 거품이 터지고 말았다."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신용 경색 문제다.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무역을 활성화하고, 소비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가장 급한 것이 신용 회복이다."

―청년 실업률이 40%에 육박한다.

"실업보다 더 큰 문제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감이다. 1975년 프랑코 독재 정권이 끝난 후 스페인은 줄곧 성장했다. 부모보다 자식 세대가 잘살게 되는 것이 당연히 여겨졌다. 지금 학생들은 근래 세대에서 처음으로 경제의 퇴행을 경험하고 있다. 똑똑한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두뇌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 위기가 스페인에 남긴 교훈은?

"인생이 항상 피에스타(fiesta·축제)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우리가 잘나서 잘살았던 게 아니라는 현실 감각을 되찾게 해줬다. 아마 1997년 외환 위기 때 한국 사람들이 느꼈던 것과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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