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우주인 "우주유영 시 익사 위협 느껴"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에서 유영하다가 헬멧에 물이 차 익사할 뻔한 이탈리아의 첫 우주인이 당시의 위험했던 상황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우주인 루카 파르미타노는 지난 7월16일 동료인 미국인 크리스토퍼 캐시디와 함께 우주정거장 밖에서 유영을 하던 중 갑자기 헬멧 안에 물이 들어와 자신의 눈과 귀 부근에서 출렁거렸고 거의 앞이 안보는 상황이어서 가까스로 생명 케이블을 이용해 우주정거장의 기밀실로 돌아갈 수 있었던 정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기밀실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점차 물이 불어나고 이어폰의 스폰지까지 물이 스며들어 통신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물은 또 헬멧 투시경에도 달라붙어 시야를 가렸으며, 코에까지 물이 차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여서 머리를 흔들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헬멧 상단에도 물이 가득 찬 상태라 과연 다음 순간에 숨을 쉴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였다"며 "더구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 기밀실로 갈 수 있는지 판단도 안 되고, 불과 몇㎝ 앞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언뜻 1.3㎏의 힘으로 우주정거장 쪽으로 당겨주는 생명케이블이 생각나 이에 의지해 복귀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실제는 몇 분에 불과하겠지만, 당시는 그 순간이 영원한 것처럼 느껴졌다"며 "눈앞에 있는 물의 장막을 걷어내고 기밀실의 문을 여는 순간 살았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여전히 잘 모른다고 전제하면서 "우주는 아주 냉혹하고 전혀 우호적이지 않은 미개척지"라며 "과학기술이 우주탐사를 용이하게 만들어주지만 우리는 결코 이런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사고 원인이 정확히 규명할 때까지 우주인들의 유영을 금지한 상태이다.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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