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들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 전국으로 번져
국가정보원의 대선 불법개입을 규탄하는 천주교 사제들의 시국선언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을 시작으로 7월 부산교구, 마산교구, 광주대교구를 거쳐 이달에는 인천교구, 전주교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14일에는 대전교구와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등 3개 교구 신부와 왜관 베네딕도수도원 소속 수도자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대전 중구 가톨릭문화회관에서 대전·충남·세종지역 신부·수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정보원 대통령 선거 불법개입' 시국선언을 하고 "국정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사실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국선언에는 대전교구 신부 141명이 참여했다.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소속 신부와 수도자 100여명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대구지역 사제단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1911년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립 102년 만에 처음이다.
사제단은 "국정원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데 이어 새누리당은 국정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주교에선 지난달 25일 부산교구 사제 등 121명이 국정원 불법 규탄 시국선언에 나선 데 이어 마산교구(7월29일), 광주대교구(7월31일), 인천교구(8월7일), 전주교구(8월8일) 사제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5일에는 원주교구, 20일에는 수원교구도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다.
대학가의 시국선언도 계속되고 있다. 고려대 학생들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국정원은 국가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은 상부의 지시로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경상대·진주교육대·한국국제대 교수 66명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한편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평일 열린 집회 중 가장 많은 4만여명(경찰 추산 75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대구 | 박태우·대전 | 정혁수 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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