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하다 ..'메모리 해킹'으로 2000여만원 날려

김지원 기자 2013. 8.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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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안모씨(41)는 지난 4일 인터넷 뱅킹을 하다가 2100만원을 날려버렸다. 그는 평소대로 공인 인증서를 통해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계좌번호와 보안카드 숫자 2개를 입력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컴퓨터 화면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더니 이내 컴퓨터는 자동으로 꺼져 버렸다. 안씨는 컴퓨터의 일시적인 오류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 시간 뒤 안씨는 입출금 내역이 적힌 문자메시지를 받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계좌에 있던 2100만원이 7개의 계좌로 분산돼 인출 된 것. 우체국, 농협 등 빠져나간 은행도 다양했다. 급히 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계좌 정지를 신청했지만 사라진 2100만원을 찾을 길은 없었다. 그는 "나와 유사한 피해자가 많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면서 "은행과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메모리 해킹'이라 불리는 신종 인터넷 금융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악성코드가 담긴 가짜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케 한 뒤 돈을 빼가는 기존의 '파밍'과는 달리, 메모리 해킹은 정상 사이트에 접속했음에도 돈이 인출되는 것이다. 개인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이 침투한 것이 원인이다.

실제 인터넷 금융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는 안씨와 유사한 피해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은 안씨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이 침투했는지 여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당 컴퓨터에서 특정 악성 프로그램을 찾지 못한 상태이지만, 다른 악성 프로그램 등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 이용을 자제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이나 이메일은 즉시 삭제해야 이와 유사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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