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브로커의 편지에서 제기된 추가 의혹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원전 브로커인 이윤영(51·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씨가 로비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A4 용지 2장짜리인 이 편지에는 그동안 알려진 의혹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원전에 한국정수공업 수처리 설비가 납품될 수 있도록 로비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정책금융공사 고위층을 움직여 한국정수공업에 정책자금 642억원이 지원되도록 했고 이 회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을 견제하려고 국세청과 모 회계법인에 압력도 넣은 것으로 돼 있다.
한국정수공업이 한국수력원자력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도록 힘을 썼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면서 이씨는 UAE 원전 설비 공급과 관련해 "누구를 통해 어떻게 했는지 밝힐 수 없지만 이 대표(이 회장)가 더 잘 아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권력 실세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씨는 또 "정황상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오희택씨는 약속 이행(로비 자금 전달)을 미루는 이유가 김종신 한수원 사장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김 전 한수원 사장의 금품 수수 요구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씨는 특히 "일을 추진하면서 제가 우선하여 금전적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한국정수공업을 위해 일하다가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피해로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이를 입증할 자료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당한 규모의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 사진 있음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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