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2009년 대북심리전단 확대개편, MB 재가 받았다"

강병한·구교형 기자 2013. 8.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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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 특위 국정원 기관보고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가 5일 국회에서 개최한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 회의에서는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났다.

댓글 작업을 맡은 대북심리전단 4개팀 확대개편은 2009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재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정원 압수수색 당시 메인 서버는 건드리지 않았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없애자는 김정일의 발언에 동조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 "노 전 대통령, NLL 관련 김정일 발언에 동조" 재차 주장감금 논란 직원 "가녀린 여성 맞나" 묻자 "공수훈련 받아"

(1) "대북심리전단 개편 이명박 대통령이 재가했다"

"국민에 송구"…답변은 거침없이

남재준 국정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특위에 기관보고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남 원장은 선거 개입 댓글을 단 대북심리전단은 "2005년 3월 사이버 1개 팀으로 출발해 2009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4개 팀으로 확대개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4개 팀으로 확대개편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재가한 것이냐"고 하자 남 원장은 "재가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심리전단의 댓글 작업이 이 대통령의 인지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남 원장은 '국정원 직원이 노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댓글을 단 것'에는 "국정원 직원 신분이라기보다는 개인적 신분으로 단 것이지만 부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2) "검찰, 메인서버 압수수색 없었다"

남 원장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검찰 압색 당시 메인 서버가 압색 당했느냐"고 하자 "그것은 당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검찰 수사가 국정원의 전반적인 선거개입 전모를 확인하지 못했을 개연성이 있는 대목이다. 남 원장은 "심리전단 자료 및 기타사항 등 78건을 압색당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검찰의 공소 자체를 부정했다. 그는 "(댓글) 사건의 본질은 전직 국정원 직원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선개입으로 호도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세훈 전 원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 "등거리·등면적 지도 갖고 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대화록에는 NLL 포기라는 단어는 없지 않으냐"고 따졌다. 남 원장은 "NLL을 없애자는 김정일 발언에 동조해서 포기라고 본다. 등거리, 등면적 이야기도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갖고 있던 NLL 중심으로 한 등거리·등면적 관련 지도를 국정원에서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기범 1차장은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남북장성급회담 회의록은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참여정부 시절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남 원장인데 국군통수권자이던 노 전 대통령이 밉습니까"라고 묻자 남 원장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 "일베 지원은 사실 무근"

남 원장은 국정원의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남 원장은 또한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한국의 국정원이 정치적 앞잡이가 됐다고 보도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국정원 직원이 '가녀린 여성'으로 묘사된 부분을 추궁했다. 남 원장은 "체력, 공수, 해양, 지리산 종주 훈련을 받았다"며 "무술훈련은 과외 과목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 강병한·구교형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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