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했던 맥도날드..GSP 잇는 수면제?

데일리안 2013. 7. 30. 15: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 로리 맥도날드 (MMAHEAT.com 동영상 캡처)

'제2의 수면제 등장?'

UFC 웰터급 파이터 '사이코패스' 로리 맥도날드(24·캐나다)는 '차세대 GSP'라 불린다. 캐나다 파이터 중 가장 유명한 '수면제 대마왕' 조르주 생 피에르가 은퇴하면 그 명성을 이어받을 유력한 선수로 꼽히고 있는 것.

맥도날드가 팬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화끈한 파이팅스타일이 큰 영향을 끼쳤다. 180cm의 좋은 신체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더불어 두둑한 배짱을 내세우며 어떤 상대와도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스탠딩에서의 적극적인 펀치 압박은 물론 강력한 레슬링을 바탕으로 한 '그라운드 앤 파운드(Ground & Pound)', 그리고 통산 15승 중 6번(40%)을 서브미션으로 따낼 정도로 관절기에도 능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화끈한 내용과 성적(15승1패)을 겸비, 팬들은 '화끈한 GSP 버전'으로 그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성적은 좋지만 플레이스타일이 지나치게 안전지향적인 생 피에르와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 맥도날드가 최근 지루한 경기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한국시각) 미국 시애틀 키 아레나서 열린 'UFC on FOX 8'에서 또 다른 젊은 강자 제이크 엘렌버거(28·미국)에게 경기 내내 포인트따기 아웃파이팅으로 일관했다. 비록 판정승을 거두긴 했지만 소극적인 내용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둘의 대결은 진흙탕싸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에서 열세인 엘렌버거가 특기인 레슬링을 앞세워 근접전을 시도한 가운데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타입의 맥도날드가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앨렌버거는 각종 인터뷰를 통해 "맥도날드는 과대평가된 파이터"라며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맥도날드는 신장과 리치를 앞세워 잔타격으로 점수를 따는데 열중했다. 신장의 우위인 상대가 어느 정도의 타격 이해도를 가지고 옥타곤을 넓게 쓸 경우 작은 상대는 경기를 풀어나가기 매우 어렵다.

더욱이 맥도날드 같은 경우 클린치-레슬링 싸움에도 능해 엘렌버거는 3라운드 내내 특별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맥도날드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잽과 프런트킥 위주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따냈다. 엘렌버거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어렵사리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압박을 펼쳤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내용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생 피에르처럼 뻔한 수면제 스타일도 아닌 화끈함으로 어필하던 맥도날드였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맥도날드가 이기기 위한 패턴위주로 진화하는 과정이 아닌가"하는 불안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생 피에르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기량이 좋은 선수가 포인트 위주로 안정적인 경기를 할 경우 승률은 부쩍 올라간다. 선수 입장에서는 위험요소를 최소화시키며 승리를 따낼 수 있지만,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맥도날드가 GSP처럼 안전제일주의 패턴에 재미를 붙이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게 제2의 GSP를 기대하는 것은 업적이나 기량이지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파이팅스타일을 닮길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반더레이 실바, 앤더슨 실바, 비제이 펜 등 레전드로 꼽히는 선수들은 대부분 팬들을 흥분시키는 화끈한 공격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생 피에르 같은 안전지향 파이터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격투 팬들을 밀어내는 큰 재앙임에 틀림없다.

과연 맥도날드는 어떤 식으로 GSP를 닮아갈 것인지, 웰터급 신성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