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공단 국제화 공감 등 정상화 논의 의제 4가지로 구체화
남북이 22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차 실무회담을 열어 합의서 수정안을 놓고 입장을 조율했다.
양측이 논의 항목을 보다 구체화하는 등 지난 4차례 회담보다 일부 진전된 분위기도 감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공단 가동 중단 재발방지 부분을 놓고 남북 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남북은 이날 협상 내용을 검토한 뒤 오는 25일 개성공단에서 6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날 개성에서 열린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남북은 각기 제시한 합의서 수정안을 놓고 입장을 조율했다"며 공단 가동 중단 재발방지 문제, 신변 안전 및 투자자산 보호 등 제도적 보호장치, 외국 기업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 공단 재가동 문제 등 4가지 주요 조정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차 남북 당국 실무회담을 마친 김기웅 남측 수석대표(왼쪽)와 박철수 북측 수석대표가 22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의 회담장을 나오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개성 |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신변 안전과 투자자산 보호 등을 위한 제도적 보호장치 문제를 논의할 별도 기구를 만들지 여부도 회담 주제라고 김 수석대표는 전했다. 그는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을 위한 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가, 어떤 기구가 필요한가를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양측은 또 외국 기업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대표는 "북한 측도 개성공단을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수석대표는 "서로의 안에 대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해 나갔다"며 "일부 협의가 진전된 부분도 있지만 좀 더 조율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담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했다. 김 수석대표는 "우리 측은 재발방지 보장을 위해 북측의 확고한 약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직은 최종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실무회담은 개성공단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위한 원칙과 틀을 짜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에 원칙적인 협상 태도를 견지할 것을 거듭 주문한 것이다.
앞서 이날 회담에서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북측 대표단장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오전 10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김 수석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채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김 수석대표가 악수를 권하자 그제야 일어나 손을 잡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쳐다봤다. 카메라 기자들이 회의 테이블 양끝에 서서 "이쪽을 봐주세요"라고 말하자 두 대표가 각각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손을 잡은 채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 개성 | 공동취재단·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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