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섬으로 바다를 건너가다

2013. 7. 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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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바다 위의 국립공원인 한려수도에 '걷는 길'이 있다. 이름하여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이다. 바다 거리로 100리(약 40㎞)가 아니다. 각각의 섬을 둘러볼 수 있는 길(트레일)의 총 연장이 100리(42.1.㎞)란 소리다.

여섯 개 코스로 이뤄진 바다 백리길은 모두 경남 통영의 앞바다에 그림처럼 떠있는 섬 안에 놓여있다. 통영의 미륵도는 산자락을 걷는 길이고, 배로 가는 한산도, 비진도, 연대도, 매물도, 소매물도는 해안을 따라 도는 길이다.

이 길은 인위적으로 새로 놓은 게 아니라 섬주민들이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던 지겟길이나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드나들던 길을 이은 것이다. 여섯 개 코스중에서 소매물도 등대길(3.1㎞)을 걸었다.

소매물도는 통영 미륵산 정상(461m)에서 보면 한산도 너머 끝자리에 엎드려 있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26km다. 매물도ㆍ소매물도ㆍ등대섬의 삼형제 중 둘째다. 주민들은 웃매미섬이라고 부른다.

지난 주말,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항을 빠져나간 여객선이 파도를 헤치며 소매물도를 향했다. 남해를 휘돌아 온 햇살이 바다 위에 쏟아져 내려 물고기 비늘처럼 빛을 낸다.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섬들 사이를 미끄러져 간 배는 1시간30여분 만에 소매물도 선착장에 닿았다.

'소매물도 등대길'은 선착장~폐교~망태봉~열목개~등대섬에 이르는 3.1km 코스다. 오랜시간 동안 바람과 맞서온 장대한 기암절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고 썰물 때 하루 두 번 열리는 열목개 몽돌길은 신선의 기분까지 느끼게 해준다.

길을 나섰다. 선착장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은 마을 한가운데로 난 가파른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길을 오르다 뒤돌아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달라도 너무 다른 바다가 그곳에 있다. '쪽빛 바다'란 표현이 그대로 어울린다. 소매물도의 바다는 짙은 푸른색이면서 옥빛이 감도는 바다였다.

10여분 오르자 섬의 유일한 평지인 소매물도 분교가 나온다. 1996년에 폐교가 되어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들을 수 없으나 그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폐교를 나와 5분여 더 걸으면 망태봉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은 등대섬(1.4㎞), 오른쪽은 망태봉(0.1㎞) 가는 길이다. 어느쪽을 택해도 등대섬과 연결되지만 먼저 소매물도 정상인 망태봉쪽으로 가는게 좋다.

망태봉(157m)정상엔 예전 세관의 감시초소로 쓰였던 하얀건물이 서 있다.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생경한 모습이지만 건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만큼은 일품이다.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그 뒤에 점점이 서 있는 갯바위들이 한폭의 그림같다. 실제 관광객 중 상당수가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등대섬으로 가기 위해 바닷길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 조심조심 발밑을 주시하며 내려가다 잠깐 고개를 들어 마주한 풍경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랍다. 파란 바다와 등대섬이 펼쳐놓은 장관으로 인해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작품이 된다.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는 자라목 같은 잘록한 길로 이어진다. 길이 70m의 열목개 몽돌길이다. 열목개에는 수시로 물보라가 인다. 바닷물이 빠지면 열렸다가, 바닷물이 부풀어 오르면 지워진다. 사람들은 길이 열린 틈을 타서 등대섬으로 오른다. 열목개에서 등대까지는 경사가 조금 급하긴 해도 10~15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오르면 이보다 훌륭한 길은 없다. 모제과 업체의 CF '쿠크다스' 촬영장도 중간에 만날 수 있다.

등대가 서 있는 정상에서 수직단애를 내려다보면 그저 아찔하다. 주위엔 병풍바위 촛대바위 등이 우뚝우뚝 호위하듯 서 있다. 등대섬에서 소매물도 오른쪽으로 보면 영락없이 공룡을 빼닮은 공룡바위가 눈에 걸린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등대섬을 나선다. 물이 차기 전에 서둘러 되돌아 나와야하기때문이다.

선착장에서 망태봉을 거쳐 등대섬까지 가는 데는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쉬엄쉬엄 풍광을 즐기며 걷는다해도 3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곧바로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난 길로 들면 소매물도의 또다른 풍경을 만난다. 이 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폭풍의 언덕'이다. 망망한 바다와 그 위에 흩뿌려진 보석같은 한려수도의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남매바위도 있다. 출생의 비밀을 알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고 마는 쌍둥이 남매의 서글픈 전설을 안고 있다. 남매바위에서 30분가량 오르면 망태봉 이정표 삼거리와 만난다.

소매물도=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가는길=

소매물도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가지다. 통영의 여객터미널(1666-0960)에선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또 거제도 저구항(매물도 해운 055-633-0051)에서 출발하면 45분이면 닿는다. 소매물도를 관광하려면 먼저 물때가 열리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 물때는 매일매일 변하기 때문에 무작정 가면 등대섬은 그저 소매물도에서 눈으로만 바라보다 와야 한다.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khoa.go.kr)를 통해 알수 있다.

△바다 백리길=

통영 미륵도 달아길(14.7㎞), 한산도 역사길(12㎞), 비진도 산호길(4.8㎞), 연대도 지겟길(2.3㎞), 매물도 해품길(5.2㎞), 소매물도 등대길(3.1㎞) 등 총 여섯코서가 있다. 섬마다 역사가 다르고 독특한 문화와 자연그대로의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다. 소매물도와 인접한 대매물도 해품길은 선착장이 있는 당금마을 또는 대항마을에서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도는 5.2㎞ 코스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가득 바다(海)를 품으며 걸을 수 있다. 소매물도와 매물도를 오가는 뱃편이 없어 정기여객선을 이용해야만하는게 불편하다.

△먹거리=

소매물도 선착장 부근에 음식을 파는 식당이 여러군데 있는데 회덮밥이나 생선구이 등을 내놓는다. 맛은 비슷비슷하다. 통영은 충무김밥이 유명하다. 뚱보할매김밥집이 원조로 불린다. 통영만의 술문화인 다찌집과 자장면과우동의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향남우짜도 독특하다. 또 오미사꿀방, 졸복해장국 등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난다.

거제는 멍게비비밥이 유명하다. 식당 백만석(055-637-6660)은 다져서 네모꼴로 냉동한 멍게와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비벼먹는데 맛나다. 장승포항의 항만식당(055-682-4369)은 해물탕이 맛나다. 거대한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해물탕은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잠자리=

소매물도에는 펜션들이 여러채 있다. 여름 성수기때는 예약이 꽉 차 꼭 전화문의를 해보고 숙소를 정하는게 좋다. 소매물도가 아닌 통영이나 거제에는 많은 숙소들이 있다. 통영 산양일주도로에는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낭만적인 이에스리조트(www.esclub.net 02-508-4144)를 만난다. 자줏빛 지붕으로 한껏 멋스럽게 치장된 이곳은 진초록의 잔디와 어우러져 흡사 지중해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거제에는 최근에 문은 연 '대명리조트 거제'가 가장 크다. 전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리조트에는 워터파크도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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