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지니계수..5년새 세차례 바꿔

2013. 6. 30. 21: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이전 수치 보정하다 보니

2007년 계수는 모두 네 개

통계 연속성·신뢰성 금 가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의 동일 연도 값이 5년 새 세 차례나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산출 기준을 너무 자주 변경한 탓인데, 2008년 이전 발표된 값은 사실상 통계적 가치가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30일 통계청 자료와 관계자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통계청이 해마다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전년도의 지니계수값을 공표하는데 이때 함께 발표되는 과거 연도의 지니계수값이 수시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지난달 도시가구(2인 이상) 기준 2012년 지니계수를 0.285로 공표했다. 통계청은 이 때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지니계수의 보정값을 0.292로 발표했다. 0~1값을 보이는 지니계수는 값이 클수록 소득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지니계수값이다. 2007년 지니계수값은 앞서 통계청이 2010년에 발표할 때는 0.293, 2009년에 발표할 때는 0.300이었다. 앞서 지니계수 산출 기준이 크게 바뀐 2008년 5월 전년도 지니계수값을 0.313에서 0.300으로 수정 발표한 것까지 포함하면, 2007년 지니계수값은 5년 새 3차례나 변경된 셈이다. 즉, 특정 연도의 서로 다른 지니계수값이 4개나 존재하는 것이다. 연도에 따라서 편차도 0.021이나 난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한 현안보고에서 "(기존 지니계수를 산출하는) 가계동향조사는 1990년 이후 장기 시계열"이라면서, '새 지니계수'를 산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보다 가계동향조사가 통계의 안정성 측면에서 낫다고 강조한 것을 무색케 하는 일이다.

지수 산출 방식의 변경 등이 있을 경우 소급해 과거 수치를 수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주기가 너무 잦다면 통계의 연속성과 신뢰성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과거 연도의 지니계수가 바뀌는 현상은 2008년, 2010년, 2011년 세 번 나타났다. 2008년 5월 국제적 기준에 맞게 대대적인 지니계수 개편 작업이 이뤄져 발표됐다. 그런데 이후 2010년과 2011년에도 또다시 소득기준 등을 변경하면서 과거 지니계수값을 또다시 보정했다. 가급적 변경을 최소화해 통계의 안정성을 꾀해야 했지만, 인력 등의 부족으로 개편 작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담당자는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차분히 준비해서 바꿔야 했는데 인력과 시간 부족의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통계포털 누리집엔 수정된 과거 지니계수값이 게시돼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지수 변동폭이 오차 범위여서 큰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추세에도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2008년 5월 이전에 발표된 지니계수값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 전까지 국제적 기준인 가처분 및 시장소득의 구분이 없었던데다, 가구소득을 가구원수로 균등화시켜주지 않는 등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조사한 로데이타(원자료)를 재활용해 2008년 이전 지니계수를 다시 산출해 국가통계토털 누리집 등에 게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조사항목이 지금처럼 상세하지 않은 탓이다. 노응원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전문가들조차 아직도 그 정확한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2008년 이전에 발표된 지니계수는 다 잘못된 통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국정원, 노 전 대통령 수사도 개입…검찰에 "명품시계 조사를"청와대, 방중 박 대통령 보도자료 마사지"계속 안 만나주면 고발한다" 남친의 협박수단 된 낙태죄스파이 혐의 '15명 사형'에 전율[화보] 찜통 더위는 이렇게 해결한다…보는 것만으로 더위가 '싹'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