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NLL로 대선개입 물타기하지 말라" 5일째 촛불집회

박순봉 기자 2013. 6. 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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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시민단체 성명

국가정보원의 18대 대통령 선거 개입을 규탄하며 시민들이 밝힌 촛불이 25일에도 켜졌다. 5일째다. 시민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엄정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물타기'라며 비판했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시민과 대학생 등 400여명(경찰 추산 300명)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고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대학생으로 구성된 이한열 실천단은 '선거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다'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원세훈 구속수사' 등의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노래모임 '우리나라' 소속 가수 이광석이 '라구요' '일어나' 등의 노래를 불렀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을 든 채 일어나 몸을 흔들며 따라 부르기도 했다.

25일 저녁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촉구 및 규탄 촛불집회'에서 촛불과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형남씨(24)는 "국정원이 자신들의 선거개입 사건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으로 물타기하려는 태도는 파렴치하다"며 "선거개입에 이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국정원의 태도에 분노해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주부 신동주씨(48)는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NLL 발언 등에 대한 소식을 트위터와 인터넷 등으로 보다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며 "국민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되는 수준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종교계도 나섰다. 25개 기독교 단체들은 촛불집회에 앞서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발족식을 가졌다. 감리교 정의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YMCA전국연맹, 건강한교회를 위한 목회자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김경호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에서 난동이 벌어지는 것은 불공정한 경기 때문"이라며 "18대 대선이라는 경기는 국정원, 경찰 등 '심판'들이 모두 매수돼 국가의 공권력이 선거에 개입된 불공정한 선거"라고 말했다. 방인성 희년함께 공동대표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검찰 수사 결과로도 밝혀진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국정원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규탄과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다산인권센터는 26일부터 경기 수원역 중앙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침묵시위'를 진행한다. 안병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박근혜 정부와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덮기 위함"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저항의 흐름을 지역에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집회 신청을 했으나 경찰이 금지 통고를 하자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신청을 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서울 동아일보사 앞에서 '국정원 정치공작사건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시민문화제'를 열겠다고 지난 21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교통소통을 위한 금지 제한'을 들어 금지 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회가 도로가 아닌 인도에서 진행됨에도 경찰이 권한을 남용해 금지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치개입도 모자라 대통령기록물까지 공개하는 국정원은 범죄단체에 지나지 않는다"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와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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