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1만여명 사실상 불법파견"

2013. 6. 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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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주당 "협력업체 위장도급 운영"

실제로는 삼성이 작업 지시·감독

삼성 "협력업체 독립적 운영" 해명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자제품 등을 수리하는 계열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를 '위장 도급' 형식으로 운영하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1만여명(삼성 주장 6000여명)의 노동자를 불법으로 파견받아 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자동차에 이은 재벌 기업의 대규모 불법파견 의혹이 일면서, 노동자를 부리되 고용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이 협력업체를 통해 도급 형식으로 인력을 위장 고용한 뒤 노무관리 등을 직접 하는 법 위반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급계약을 맺은 원청업체가 하청노동자에게 직접 지시·감독을 하거나 하청업체의 경영권 실체가 없으면 불법파견(위장 도급)으로 보는 게 현재 판례의 태도다. 이 경우 원청업체는 2년 이상 일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이날 공개된 협력업체 사장과 직원의 증언, 각종 도급계약서 등이 담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위장 운영 사례' 자료를 보면, 협력업체들은 도급업체로서의 실체가 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삼성전자서비스에 철저히 종속된 관계다.

도급계약서에는 "'을'(협력업체)은 본 계약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계약의 경우 '갑'(삼성전자서비스)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도급업체가 마음대로 사업계약도 맺지 못하는 셈이다. 또 지난달 말 부산지역 협력업체인 동래프리미엄서비스는 삼성과의 계약이 해지되자 즉시 폐업하면서 직원 해고 계획을 삼성전자서비스 쪽에 통보했다. 다른 계약을 수주하려는 경영 노력은 없었다. 은수미 의원은 "삼성이 문제적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위해 폐업시켰다. 삼성은 협력업체에 노동자들 문제가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새 업체를 만들어 자사 임직원 출신을 사장으로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 지휘·감독, 임금 지급, 교육·징계에 상당 부분 직접 관여한 증거들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정규직인 차장급 사원 등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피디에이(PDA)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직접 업무 지시를 하기도 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나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정해주는 임금을 협력업체 직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만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협력업체는 모두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불법 파견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인택 이정국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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