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순례기] 강릉 카모메-사천진 해변을 전세 내다

2013. 6. 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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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그 자체로 명언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고문은 희망찬 미래가 아닌 괴로운 오늘을 낳곤 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면 오늘 부는 바람이나마 제대로 느껴 보리라. '내려놓기' 버튼을 누르자 내 몸은 강릉을 원했다. 떠남이 준 선물은 칵테일 '블루 사파이어'가 온통 엎질러진 사천진 해변. 커피 거리가 출렁이는 안목 해변보다 한적한 사천진 해변이 훨 나았다. 해변 앞에는 갈매기 한 마리가 4년째 서 있다.

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하는 카모메에는 사천진 해변이 대형 액자처럼 걸려 있다. 바다를 전세내고 앉아 향이 진동하는 커피를 마실 줄이야. 순간의 행복을 느꼈다. 카모메에선 '자리잡기'가 중요하다.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는 창문 옆 테이블 2개다. 카페에서 나와 바깥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는 것도 괜찮다. 모래사장에 철퍼덕 앉은 듯한 착각을 일으키니까.

씁쓸한 커피와 달콤한 생초콜릿을 함께 먹으니, 냉탕과 온탕을 교차해 들어가는 것처럼 온몸이 찌릿했다. 내가 시킨 커피는 인도네시아 만델링. 바다를 보며 섬나라에서 날아온 원두를 느끼는 일은 꽤 로맨틱했다. 카모메는 매주 소량의 원두를 직접 로스팅한단다. 게다가 핸드 드립 커피는 '아메리카노'로 리필해 준다. 단,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리필비 1,000원을 받는다.

카모메가 살고 있는 사천진 해변을 시작으로 강문 해변, 경포 해변, 안목 해변까지 두루두루 돌고서야 돌아갈 힘을 얻었다. 내가 사는 곳은 '바다'에서 멀고도 먼 도시 한복판이 아니던가. '더 높이 날고자 꿈꾸던' 갈매기 조나단은 바다를 끼고 사니 행복했을 게다. 바다는 '먹고 사니즘'에서 한 발짝 물러나 또 다른 '꿈'을 꾸라고 힘을 줬다.

강릉 카모메주소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266-15 영업시간 오후 12시~밤 10시(월요일 휴무) 문의 033-643-8252 blog.naver.com/cafekamome 주요메뉴 핸드드립 커피 5,000원(아메리카노로 무료 리필), 모히토 8,000원, 가또 쇼콜라 4,000원, 퐁당 쇼콜라 5,000원 팁 평소에 조용한 사천진 해변도 여름엔 북적인다. 카모메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성수기는 피할 것.

글·사진 구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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