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마을의 재발견.. "여기는 분천역입니다"

2013. 6. 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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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의 대명사 경북 봉화 관광객 북적

오지의 대명사였던 경북 봉화에 철도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지난 4월 12일 강원 태백의 철암역에서 경북 봉화 분천역까지 관광열차인 '백두대간협곡열차'(일명 'V트레인')가 운행하면서부터다.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분천역은 적막감만 흐르던 시골의 그저 그런 작은 역사에 불과했다. 빼어난 풍광에도 교통이 불편한 오지라 찾기 힘들어 외지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V트레인의 시발점이자 종점이 되면서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진한 향수를 부르는 이곳에 하루 20명 수준이던 방문객이 열차운행 후 300명까지 늘어났다. 주말에는 500여명을 헤아린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예약하지 않으면 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다. 분천역 일대 주민 수가 100가구 175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분천역을 찾는 외지인들이 마을 주민 숫자의 배가 넘는다. 코레일 손혁기 차장은 "예약자만 해도 연 2만명이 넘는다. 객차가 3량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한 달간 주말예약률은 90%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스위스 체르마트역과의 자매결연을 기념해 분천 역사의 일부를 스위스 전통 목조 가옥 모습으로 꾸몄다.

지난달 23일에는 이곳에서는 또 한 번의 분천역 '얼굴 알리기' 행사가 있었다. 코레일과 스위스정부관광청, 레일유럽이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봉화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 간 자매결연을 했다. 세계에 꽤 알려진 체르마트역과 결연해 관광명소화하려는 야심이 담겨 있다. 체르마트역은 스위스에서 대표적인 관광지다. 알프스 명산 마테호른산을 오가는 '관광열차 빙하특급(Glacier Express)'의 시작점으로 자동차 진입을 금지해 오직 기차로만 닿을 수 있는 알프스의 청정지역이다. 마을 전체가 스위스의 전통 목조가옥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자매결연 이후 양 역사는 기념 명패를 상대편 역사에 달고 기념 도장도 제작해 여행객에게 알리고 있다. 분천역에는 스위스 전통의 목조가옥 모습으로 꾸몄고, 스위스 기차역의 상징인 시계도 설치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백두대간 협곡열차와 빙하특급은 아름다운 청정의 협곡 사이를 달리는 관광열차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분천역을 스위스정부관광청·레일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몰리자 코레일과 봉화군은 여행객을 위한 편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셰어링서비스. 차량을 대여해 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타고 싶은 만큼 탄 뒤에 이용한 시간만큼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분천역에서 내려 10분에 1000원으로 차량(기아차 레이)을 빌릴 수 있다. 3시간 정도 마음껏 이용한다 해도 1만8000원이면 충분하다. 보유 차량 대수가 적은 편이라 미리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여행객들이 비경을 감상하며 철길 옆을 걷고 있다. V트레인 개통으로 여행객에게 하늘과 강, 철길을 함께할 수 있는 분천역 일대 트레킹 코스가 인기다.

V트레인 개통으로 천혜의 비경 속을 걷는 트레킹 코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곳은 이미 개방돼 있고, 한 곳이 이달 말 더 개방된다. 대표적인 코스가 분천역에서 4㎞ 떨어진 비동마을 입구에서 양원역까지 2.2㎞ 구간이다. 최근에 코스 명이 자매결연 역명을 따 '체르마트길'로 명명됐다. 하늘과 강과 철길과 청정한 공기가 어우러진 천혜의 걷기 코스다. 카셰어링서비스를 이용해 1시간 남짓 소요되는 청량산이나 닭실마을 등 인근 명소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V트레인 개통 이후 분천역 일대 주민들은 마을자치회를 만들어 여행객을 위한 먹거리장터를 조성하는 등 적극 거들며 관광객이 몰리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봉화=글·사진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서울에서 분천역까지 가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를 타면 된다. 서울역 출발 노선에 이어 최근 수원역-오송역을 거치는 노선이 생겨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방법은 청량리역에서 오전 10시40분 무궁화호를 타고 오후 1시23분 영주역에 도착해 오후 1시35분 분천역·철암역행 무궁화호로 환승하는 방법이다. 분천역 054-672-7711, 낙동정맥 트레일 안내센터 054-672-4956 코레일 1544-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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