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숨바꼭질 도발'.. 7월까지 군사적 긴장 이어갈 듯

2013. 5. 2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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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이틀연속 무력시위 속셈은

[동아일보]

북한이 18, 19일 단거리발사체 4발을 잇달아 쏜 것을 놓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전승절'(7월 27일·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까지 군사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군부의 의도된 도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거리 로켓 발사, 3차 핵실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이어지던 일련의 도발 수위를 감안할 때 유화 국면 전환을 위한 탐색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하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저강도 도발'이라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제반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도발 정도를 더 높일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군사적 기만술… 한미 대응태세 파악 목적도

부처님오신날 연휴 기간 이틀에 걸쳐 이뤄진 동해안 발사에서 북한은 지난해 말 장거리로켓(은하 3호)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 때 사용한 기만전술을 재연했다. 동해 인근으로 배치했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의 철수 징후를 노출시켜 한국과 국제사회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노렸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무수단 미사일 철수 움직임이 포착되자 한반도 인근에 배치했던 이지스 구축함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등 일부 대북감시 태세를 완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과 미국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대응 능력을 떠보려는 노림수도 포함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 당국이 구축 중인 '킬체인'(Kill Chain·북한 전역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을 30분 내 탐지해 파괴할 수 있는 체제)의 능력과 추진 실태를 파악하려는 목적도 깔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신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에 앞서 최종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발사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 일본 특사 귀국 다음 날 발사 왜?

북한의 발사 시점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18일은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총리자문역)가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다음 날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특사인 외교사절이 돌아가자마자 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발사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 개발을 위해 외자 도입이 절실한 북한이 일본과 협상을 깰 의도는 없을 것"이라며 "지속될 회담을 앞두고 몸값 올리기 차원에서 정례 훈련으로 위장할 수 있는 단거리발사체를 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일본에 이지마 참여의 방북 허용에 걸맞은 '성의표시'를 하라는 전술적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일본과의 전술적인 접근이 성과를 낸다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등 전략적인 문제로 의제와 상대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북한이 단거리발사체를 쏜 뒤 장거리로켓 발사나 핵실험으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경우 그런 의도는 관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개성공단 회담 제의에 군부 반응?

한국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북한 군부의 거부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통일부가 도발행위 중단과 남북대화 수용을 촉구한 직후에 추가 발사가 이뤄진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오후 2시 성명을 내고 "북한이 유도탄을 발사하는 등 도발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팩스를 보내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실왜곡이며 우리 내부에 논란을 야기하고자 하는 행위"라면서 "북한이 진정 협의할 뜻이 있다면 당국 간 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통일부 성명이 나온 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추가 발사를 단행했다.

조숭호·윤완준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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