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교도발 '폭주'>'731-아베' 침묵하는 日언론 왜?

김하나기자 2013. 5.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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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31부대 방송때 아베 얼굴 내보내 논란 선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생체실험장이 있었던 731 세균전 부대를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침묵하면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위안부 망언' 등을 수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에서도 민감하게 다뤄지는 731부대와 총리를 연결 짓는 보도를 했을 경우 발생할 충격파가 크고, 당장 하시모토 시장 발언으로 미국까지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지난 2006년 731부대 관련 방송에서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아베 총리의 얼굴이 3초 정도 전파를 타면서 큰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민영방송 TBS의 특집 방송에서 전화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 뒤로 소품실에 놓여 있던 아베 장관의 얼굴 사진 패널이 비친 것이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아베 장관을 '음해'하기 위해 방송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TBS는 총무성의 '엄중 주의' 처분을 받았다. 아베 장관도 당시 기자회견에서 "내 정치생명을 해치려는 것이라면 매우 큰 문제"라며 "나도 조금 놀랐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했었다.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간 실험으로 기록된 731부대와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감 정치인이 관련되는 것 자체에 경계감이 높았던 셈이다.

하시모토 시장의 망언 파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의 침략 역사 및 극동국제군사재판 부정 발언 등이 국제사회에 몰고온 파장이 상당히 크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5일 일제히 사설을 싣고 두 우익 정치인의 역사 도발 행보를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편의 사설을 통해 하시모토 시장을 비판했다. 신문은 "하시모토 시장의 일련의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일 뿐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 나아가 미군까지도 모욕하는 것"이라고 썼다. 마이니치(每日)신문도 "결과적으로 외교력을 저하시켜 국익을 해치는 악순환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야 정치인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극우언론인 산케이(産經)신문은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과 관련, "'고노담화'를 재검토하려는 아베 정권의 노력을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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