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국의 국격, 일본의 국격

2013. 5.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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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의 용기 있는 결단이 국제사회의 칭송을 받고 있다. 영국 정부가 1950년대 식민지 케냐에서 자행했던 가혹 행위에 대해 배상하기로 했다고 한다. 영국 식민통치에 대항해 케냐 독립투쟁에 나섰던 '마우마우 봉기' 참가자들과 피해배상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배상 대상자는 1만∼3만명에 이르고 배상액도 최소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이 처음부터 배상에 흔쾌히 응한 것은 아니다. 식민통치 때 고문과 성폭행을 당한 케냐인 5명이 2009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영국 정부는 발뺌을 했다. 그러나 영국 법원이 영국 정부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나치 정권의 범죄를 철저히 반성하는 독일은 과거사 청산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차 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한 93세 노인을 학살 혐의로 그제 체포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영국과 독일의 과거사 참회를 보고서도 "침략에 대한 정의는 확실치 않다"는 궤변만 늘어놓을 것인가.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도 모자라 미화까지 서슴지 않는 '역사 후진국' 일본은 두 나라에서 과거사를 청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영국 외교부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특징"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리는 선대의 모든 과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자라나는 세대에 침략을 찬미하는 '거짓 역사'를 가르치고 있으니 일본의 미래 세대는 '몰염치한 일본'의 유산만 떠안게 생겼다. 그들의 앞날도 불문가지다. 영국의 국격, 일본의 국격은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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