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냐 식민지배 피해자 배상 협상 착수"

2013. 5. 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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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식민지 범죄 첫 배상 사례될 듯..유사 청구 이어질 전망

영국의 식민지 범죄 첫 배상 사례될 듯…유사 청구 이어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영국 정부가 1950년대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독립투쟁에 참여했다 가혹행위를 당한 수천명에게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협상이 타결되면 영국이 식민지에서 공적으로 저지른 범죄에 대해 그 피해자들에게 처음으로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비슷한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영국 정부 소속 변호사들과 케냐 마우마우 독립투쟁 참가자 사이에 손해배상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주 구체적으로 포착됐다고 전했다.

마우마우는 케냐 주요 부족인 키쿠유족을 중심으로 1950년대 영국 식민통치 기간에 무장 독립 투쟁을 벌인 단체로 1963년 케냐가 독립하기까지 주요 무장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식민통치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물리력으로 마우마우의 봉기를 제압하면서 불법 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배상 대상자 수는 최대 1만명에 이르고 총 배상액은 수천만 파운드(수백억원) 정도로 이 신문은 전망했다.

영국 외교부는 영국의 과거사에 관한 논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역사로부터 기꺼이 배우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지속적 특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또 마우마우 독립투쟁 참가자에 대한 배상이 과거 다른 식민지 국민들의 청구를 촉발할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케냐 마우마우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결정하기까지는 당시 투쟁에 참여한 70∼80대 노인들의 수년간에 걸친 법정 다툼이 있었다.

앞서 마우마우 투쟁에 참여했던 파울로 인질리(86), 제인 무소니(74), 왐부가 와 니인기(85) 등 케냐인 5명은 당시 식민정부로부터 학대와 고문뿐만 아니라 거세 등 성폭력을 당했다며 2009년 영국 정부를 상대로 영국법원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도 당시 식민 당국에 구금되면서 손톱 밑에 바늘 찌르기 등의 고문을 당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사건 당시로부터 50년 이상 지나 청구권이 소멸했고 식민정부의 일은 현재의 케냐 정부가 모두 승계해 영국 정부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영국 외교부가 비밀리에 보관하던 마우마우 가담자 탄압 기록물 수천건이 법원 명령에 따라 공개되면서 영국정부는 당시 탄압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국내외의 압박을 받았다.

후안 멘데스 유엔 고문 문제 특별보고관은 "영국이 공정하고 적절한 배상금 지급을 포함해 피해자들에게 완전한 배상을 해야한다"고 영국정부에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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