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진 북한.. 미사일 '기만전술'도 멈췄다

권경성기자 2013. 4. 15.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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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화 제의에 발사 명분 약해져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사거리 3,000~4,000㎞) 등을 실은 북한군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TEL)들이 남한 정부가 대화를 제의한 11일부터 반복적 은폐ㆍ노출과 위치 이동 등 속임수로 추정되는 행태를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위기 국면의 지속 여부를 놓고 북한이 고민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14일 "북한 강원 원산과 함남 함흥 사이 동한만 일대에 배치된 북한군의 무수단ㆍ노동ㆍ스커드 미사일 발사 차량들에서 나흘째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미사일 차량 발사대 기립 등 당장 쏠 듯한 징후도 없다"고 전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 직전까지 무수단 탑재 차량을 격납고에 숨겼다 드러내기를 반복하거나 노동ㆍ스커드 발사 차량의 위치도 수시로 바꾸는 등 기만 전술을 펴 왔다.

일단 한국과 미국의 잇단 대화 제의가 북한을 고민에 빠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애초 한미 양국의 선제 공격 위협을 미사일 배치 명분으로 삼았던 북한이 한미가 먼저 손을 내밀자 더 이상 미사일 발사 강행 구실을 찾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올 2월 3차 핵실험 등 두 가지 카드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보다 사거리가 짧은 무수단 시험 발사 카드까지 꺼내든 데에는 정세 판단의 착오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국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 만큼 미국의 반격까지 부를 수 있는 발사 강행 카드를 던지는 대신, 당분간 정세를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 번 꺼낸 카드를 쉽게 집어넣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날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정부의 대화 제의를 "대결적 정체를 가리기 위한 교활한 술책"이라고 폄하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의 효과가 극대화하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인 15일은 물론 인민군 창건기념일인 25일까지 북한군 동태 감시를 위해 한미 정보자산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유지하며 고해상도 군사정찰위성(KH-12)과 고공 전략 정찰기(U-2) 등을 동원, 동해안 지역의 북한 미사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즉각 궤적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동ㆍ서해안의 이지스 구축함 3척과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도 24시간 가동 중인 상태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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