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World] 숭고함 느껴지는 이탈리아 아시시

2013. 3. 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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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움브리아주에 위치한 도시 아시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멋과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곳이다. 하루 정도 여유를 갖고 둘러보더라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기분 좋은 추억을 안겨준다. 또한 얼마 전 새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에서 영감을 받아 즉위명 '프란치스코'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아시시가 전 세계 종교인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평화로우면서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작은 도시, 아시시로 떠나보자.

보통 여행객들 중에는 로마나 피렌체에서 기차를 타고 아시시까지 당일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다. 로마에서 아시시까지는 기차로 약 2시간10분 소요된다. 아시시로 향하는 길, 창밖에 펼쳐진 전원 풍경이 여행객들 마음을 한층 더 설레게 한다. 아시시가 위치한 움브리아주 자체가 '이탈리아의 녹색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움브리아주에는 아시시를 비롯해 잘 보존된 역사적인 마을이 많고 문화유산도 풍부해 숨겨진 명소가 많다.

아시시를 대표하는 건물은 성 프란체스코 성당. 아시시는 1180년대 초에 성 프란체스코가 태어난 곳으로 덕분에 순례지로도 유명하다. 얼마 전 새 교황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라고 한 이유에 대해 아시시에서 태어난 성인 프란체스코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프란체스코는 아시시에서 태어난 가톨릭 수도사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삶을 강조하며 지금까지도 많은 가톨릭 신자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프란체스코의 흔적을 찾아서 이곳, 아시시를 찾는 종교인도 많다.

아시시는 수바시오산 서쪽 중턱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내려 좀 더 올라가야 본격적으로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작은 마을에서 유독 눈에 띄는 순백의 성당을 만나게 된다. 바로 아시시의 명소, 성 프란체스코 성당으로 1230년에서 1253년 사이에 이탈리아 고딕 양식으로 세워졌다. 과거 '죽음의 언덕'이었던 곳에 성 프란체스코가 자신을 묻어 달라고 유언을 하면서 성당을 짓기 시작했고 지금은 '천국의 언덕'으로 불린다.

순백의 성당이 뿜어내는 성스럽고 소박한 아름다움은 프란체스코의 일생과도 닮아있는 것 같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성 프란체스코의 유해와 유품이 안치되어 있다. 또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묘사한 지오토의 프레스코화도 인상적이다. 프란체스코가 걸어온 길을 담은 프레스코화 28편이 눈길을 끈다. 마르티니와 치마부에, 로렌체티 등 유명 화가들이 프란체스코를 기리며 그린 작품들도 성당 벽에서 볼 수 있다. 성당 옆 잔디밭에는 성 프란체스코가 말을 타고 있는 형상의 동상이 눈길을 끈다. 십자군 전쟁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고향에 돌아온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성 프란체스코의 모습에서 숭고함이 느껴진다. 성당 앞 널찍한 광장과 회랑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성당을 둘러본 뒤에는 아시시의 골목골목을 구경해보자. 예쁜 꽃으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집들이 무척 사랑스럽다.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곳곳에 있어 구경하면서 쉬었다 갈 수도 있다. 왠지 모를 차분함이 느껴져 마을을 둘러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서 만나는 슬로시티 오르비에토

아시시 주변 도시들 가운데 꼭 눈여겨 볼 만한 곳이 있다. 바로 해발 195m의 바위산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 중세도시, 오르비에토. 슬로시티의 발상지로서 슬로시티 국제본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아시시에서 오르비에토까지는 차로 이동할 경우 약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어 하루에 두 도시를 모두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기차나 버스가 바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아시시에서 피렌체 또는 로마까지 가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천히 살아야 행복하다'는 모토를 추구하는 진정한 슬로시티를 접해보고 싶다면 오르비에토 여행을 꼭 추천한다.

오르비에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두오모. 로마네스크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두오모 가운데 최고를 자랑하며 1290년에 착공해 완성하는 데 무려 300년이 소요되었다고 전해진다. 두오모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여행객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두오모 앞의 널찍한 광장에서 만나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의 모습도 여유롭다. 광장 한쪽에서 시작되는 두오모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상점이 가득하다. 또한 두오모 주변의 도심에서는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패스트푸드 대신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재료로 만든 신선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슬로푸드의 매력에도 빠지게 된다.

레드캡투어에서 '이탈리아 완전일주 7일' 일정을 선보인다. 아시시와 오르비에토,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등을 둘러본다. 핀에어를 이용해 매주 월요일 출발. 요금은 159만원부터다.

[하정화 여행작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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