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WBC가 남긴 성과와 과제는

김식 입력 2013. 3. 21. 07:01 수정 2013. 3.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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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식]

세계 야구 최강을 가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도미니카공화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 & T파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3-0으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6년 4강, 2009년 1라운드 탈락했던 도미니카공화국는 WBC 사상 첫 전승(8승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회말 1사 1·3루에서 에드윈 엔카르나시온(토론토)의 2타점 2루타로 앞서 나간 뒤 5회말 2사 2루에서 에릭 아이바(LA 다저스)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선발 사무엘 데두노(미네소타)가 5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마무리 페르난도 로드니(탬파베이)는 이번 대회 7세이브째를 따내며 팀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계화' 성공한 WBC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흐름은 중남미와 유럽의 강세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선수 공급처인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땅에서 준결승·결승전을 벌였다. '선수 수출국'이었던 이들이 모국의 국기를 달고 세계 야구의 중심에 섰다. 야구 종주국이자 28명 엔트리 모두를 메이저리거로 구성한 미국은 2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에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WBC 주최국격인 미국은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더 큰 목적인 야구의 세계화를 이루는 데는 성공했다. 1·2회 대회에선 한국(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과 일본(2006·2009년 우승)이 선전하면서 아시아 야구가 중심에 섰다면, 3회 대회에선 열기가 곳곳으로 퍼졌다. 자국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1라운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자치령인 퀴라소로부터 선수들을 공급받은 네덜란드는 한국과 쿠바 등을 제치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유럽 야구가 세계 무대에 등장하고 중남미 야구가 결승에서 만나면서 WBC 대결 구도는 1, 2회 대회 때보다 다양해졌다. 한국 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만큼 각국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구 월드컵처럼 되려면

이번 대회 예선 출전국은 1·2회 때보다 12개 늘어난 28개국이었다. '축구 강국'으로 불리는 브라질과 스페인은 처음으로 16개국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같은 규모와 대중성을 갖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대회 수익금은 1회(1280만 달러), 2회(3200만 달러)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메이저리거 스타들의 참가를 이끌어내기엔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다.

미국이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수익금 배분 방식은 더 큰 문제다. 이 때문에 일본프로야구 선수노조가 WBC 보이콧을 선언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WBC가 미국이 기획하고 실행하는 대회에서 탈피하려면 국제적인 공신력과 독립성을 갖춘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회 동안 변하지 않은 대회 개최 시기(각국 리그의 정규시즌 직전인 3월)와 개최지(지역 예선 후 미국 본선)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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