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분당 열병합발전소 존폐 갈림길에

유길용 입력 2013. 3. 18. 00:51 수정 2013. 3. 1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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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효율 떨어져 증설해 재가동"주민 "환경 오염, 다른 곳으로 가라"일산·부천·안양서도 같은 고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주민들은 열병합발전소(사진)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구름처럼 뿜어져 나오는 광경이 익숙하다. 1993년 9월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가동을 시작해 16만5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분당열병합발전소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기와 폐열이 20년째 분당 주민들의 에너지원이 된 것은 물론이고 인근 용인 수지지역에까지 공급된다.

 주민들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열병합발전소가 이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설계 수명(20년)이 끝나가는데도 대체 시설을 건설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분당과 같은 시기에 건설된 수도권 1기 신도시(일산·부천·안양)들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분당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은 정부에 발전소 증설을 신청했다가 지난달 2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탈락했다.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한 게 감점 요인이었다. 남동발전 측은 93년 9월 준공한 560㎿급 1블록 설비를 대체할 600㎿급 고효율 설비를 2016년까지 건설할 계획이었다. 기존 설비는 해체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주요 부품은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열병합발전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장소에 발전 시설을 교체하거나 증설하는 데 반대했다. 당초 남동발전 측으로 하여금 직접 주민 동의를 받아 오게 했던 성남시도 주민 반발이 커지자 업체가 제출한 1267명의 동의서가 무효라며 발을 뺐다. 새 발전설비 건설 계획은 다음 전력수급계획이 마련되는 2년 후로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2년 뒤에도 건설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안양 평촌과 부천 중·상동의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GS파워도 마찬가지 이유로 대체설비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산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동서발전은 증설을 추진했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다.

 문제는 현재 설비가 낡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1기 신도시 발전소는 수요처와 발전소가 가까워 송·변전 과정의 전력 손실을 줄이고, 발전폐열을 지역난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주민 편익이 높았다. 그러나 최신형 LNG발전소에 비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화성·파주발전소와 비교하면 에너지 이용효율이 10% 이상 차이가 난다. 한 발전소 관계자는 "효율이 높은 발전소부터 운전 지시가 떨어지기 때문에 설비를 교체하지 않으면 최근 건설된 발전소와 경쟁에서 밀려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발전소 측은 최신 발전설비로 대체하면 오염물질(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현재보다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1블록(600㎿)당 연간 1200억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며 고효율성도 내세운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집값 하락과 공해물질로 인한 건강 악화 우려 등 주민들의 불만이 커서 시가 나서 업체 쪽을 편들 수 없는 형편"이라며 "업체 측에서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 y2k7531joongang.co.kr >

유길용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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