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벗겼다, 두얼굴의 서면이 드러났다

2013. 3. 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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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롯데호텔 부산 43층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내려다 본 부산 중심부 야경. 멀리 영도에서 반짝이는 불빛들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KTX 부산역에 내려 해운대까지 가는 길은 무척이나 멀다. 택시를 타면 30분 이상, 차가 막히면 1시간도 넘게 걸린다.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은 역을 왜 이렇게 먼 곳에 만들어 놨을까 입을 모아 불평하지만 부산의 중심은 해운대가 아니라는데 그 이유가 있다. 부산 관광객들이 너도 나도 찾아가는 해운대, 광안리, 센텀시티 지역을 벗어나 '진짜 부산'의 모습이 살아 숨 쉬는 부산진구 서면 일대와 동래 온천장 지역을 다녀왔다.

▲서울의 중심은 명동, 부산의 중심은 서면

부산 지도를 펴놓고 보면 그 중심에는 부산진구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번화한 동네가 서면이다. 서면의 중심에는 롯데가 있다. 부산 사람들 뇌 구조 중심에 프로야구 롯데가 있다면 서면의 거대한 상권은 롯데백화점과 호텔이 중심이 되어 성장했다. 여기에 부산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X자' 형태로 만나는 환승역이 있어 하루 종일 인파가 몰린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이 있고 환승역이 있다는 점에서는 서울의 명동 빼닮은 모습이다. 최근에는 센텀시티에서 수영만을 거쳐 해운대로 이어지는 신도시 벨트가 득세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산의 심장부는 여전히 서면이다.

돼지국밥

▲낮과 밤, 두 얼굴을 가진 곳

서면은 두 가지 얼굴을 가졌다. 낮에는 활기찬 쇼핑의 중심지 역할을 하지만 어둠이 내려 앉은 밤이 되면 부산 최고의 유흥가로 변신한다. 롯데호텔 뒤편에는 포장마차촌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낭만 가득한 백열등이 반짝이는 포장마차는 퇴근길 샐러리맨들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부산 지역 소주 '좋은데이'에 카스 맥주를 섞은 '카스데이' 한잔은 일상의 피로를 잊게 하는 '묘약'. 오돌뼈, 꼼장어 구이 싱싱한 해물 가득한 포장마차는 특유의 정취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전포동 쪽으로 길을 건너 쥬디스 태화쪽으로 넘어가면 분위기는 더 젊어진다. 데이트족을 위한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골목마다 보석 같이 박혀 있고 부산에서 손꼽는 클럽들도 이 동네에 몰려 있다. 밤 새도록 술을 퍼마신 취객들을 위한 골목도 있다.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집이 즐비한 골목에는 가게 마다 다른 노하우를 양념으로 넣은 명품 해장국들을 내놓는다. '돼지국밥'에는 뽀얗고 진한 사골 국물 스타일부터 잡내 없는 맑은 국물 등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한다.

씨앗호떡

▲부산의 홍대, 전포동 카페골목에서 즐기는 여유있는 브런치

옛 중앙중학교(현 궁리마루)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서울 홍대앞 스타일의 작고 아담한 카페들이 몰려 있는 동네가 나온다. 원래 철물, 공구상들이 몰려 있는 살풍경한 동네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카페들이 동네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놨다. '카페 프롬나드', '빠니니식당', '낭만다방' 등에서 다양한 커피와 음료, 간단한 음식들을 판다. 주말이면 브런치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골목 끝까지 걸어가 전포역에서 산 쪽으로 길을 건너 계속 산책을 즐겨 봐도 좋다. 미국 샌프란 시스코를 방불케 하는 작은 언덕이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골목 풍경이 즐겁다.

동래파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온천이 있는 곳, 동래 온천 지역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였던 동래온천 지역. 관광 인프라의 중심축이 해운대 쪽으로 옮겨간 이후 힘이 많이 빠진듯하지만 아직도 온천물은 콸콸콸 뜨겁게 쏟아져 나온다. 농심 호텔 앞에는 노천탕에서 무료로 족욕을 하며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고 주변에는 다양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온천장 주변 카페들이 명성을 얻고 있는데 미술작품과 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가 화랑', 초콜릿과 케이크 종류를 파는 '쉐누'등이 유명하다.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뒤편 카페 모모스는 수준 높은 부산의 커피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강릉의 명소가 된 '테라로사'에 필적하는 다양한 커피들을 즐길 수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인 '동래 파전'은 금정산 주변에서 자란 대파와 싱싱한 대합, 새우, 굴, 조개 등을 곡물류와 맛국물에 섞어 유채기름에 부쳐낸 음식이다. 다른 지역에서 맛보는 파전의 바삭한 맛 대신에 녹진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명륜동 '동래할매파전'이 원조다.

동래 지역에는 복천동 고분군과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고 인근 벽화마을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 지하철 4호선 수안역 내에는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도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부산=글·사진 전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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