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작계 50XX' 알고보니 北괴멸 시나리오

정철순기자 2013. 3. 6.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계 50XX' 의미와 유래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2011년 약 7000억 달러·760조 원)를 지출하는 미국은 전 지구를 중동과 태평양 등으로 나눠 작전을 계획한다. 이를 위해 미군은 세계 각 지역의 사령부에서 작전을 통합해 운영한다. 한반도에서 전면전 상황 발발 시 운용하게 될 '작계(OPLAN) 5027' 또한 미국의 전 지구적 작전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작계 50XX'에서 '작계'는 '작전계획'의 줄임말이며 뒤에 암호처럼 붙어 있는 숫자는 미군이 사용하는 지역별 코드네임이다. 코드네임 1000번대는 미 중부사령부(USCENTCOM, 중동·이집트·중앙아시아 지역 담당)가, 2000번대는 미 북부사령부(USNORTHCOM, 미국 본토 담당)가, 5000번대는 미 태평양사령부(USPACOM, 태평양·동아시아 담당)가 수립한다. 특히 미군은 전략사령부(USSTRATCOM, 전 세계 담당)를 두고 이란과 북한 등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들의 주요 시설 타격계획(8000번대)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한국 국민에게 '작계 50XX'가 익숙한 이유는 한반도 상황을 가정한 작전을 미 태평양사령부에서 만들기 때문이다. 한 예로 '5027'은 북한의 전면전 도발 시 대응계획을 말하며 '5051'은 일본과 러시아 사이에 발생할 전면전을 가상한 계획을 지칭한다.

한국군이 수행하게 될 작전을 두고, 미군 명칭이 사용되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전작권을 이양받는 2015년 이후에는 작전의 명칭과 역할이 바뀐다. 군 관계자는 6일 "전작권 전환 논의 이후 한·미연합 훈련에서 한국군이 계획 입안에서부터 훈련 진행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실제 전환이 이뤄지면 작전의 명칭도 바뀌고 한·미 간 역할 또한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의 시작과 끝이 빈틈없이 완벽하게 진행될 때 사람들은 '군사작전 같다'는 표현을 쓴다. 군은 작전을 수립할 때부터 필요한 모든 재원을 파악하고 합동참모본부에서 일선 부대까지 일련의 행동 지침이 마련돼 있다. 한국군의 작계 5027 또한 마찬가지다. 북한의 도발 등 유사시를 대비해 일선 사단의 예하부대까지 작계 5027에 따라 사전에 투입될 지점과 기동로 등의 계획을 준비해 놓고 있다. 작계 5027은 미 태평양사령부에서 만든 단순한 지휘부 작전이 아니라 한국군 전체에 영향을 주는 작전인 것이다. 또 작계에 의거해 만들어진 각 부대의 작전과 전투세부시행규칙(전세규)에 따라 장병들이 움직인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북한을 적으로 가정해 만든 작계의 수는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진 것만 4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작계 5027이다. 작계 5027은 1974년 처음 만들어졌으며 북한이 전 전선에 걸쳐 한국에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시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해 이를 막고 북한전역을 공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한·미 군 당국은 주요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에서 이를 적용해 훈련을 실시한다.

전면전 상황에서는 한국군 독자전력과는 별도로 미군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한·미 간 지휘부 연습 시에는 미군의 본토 병력 및 물자들이 한국의 어느 지역에 언제, 어떤 방법으로 들어올지 등이 시나리오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 2000년 발행된 국방백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90일 이내 미군 병력 69만 명과 160척의 해군 함정, 1600대의 항공기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작계 5027은 전면전 상황을 가정해 만든 것으로 총 6단계로 구성됐으며 한반도 주변정세를 고려해서 2년 주기로 갱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전체와 주한미군 및 미 태평양사령부까지 영향을 주는 작전계획이기 때문에 내용의 수정 또한 신중히 진행되고 정치적인 여건도 반영된다.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군사기밀로 지정돼 공개되지 않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핵 위기와 국지도발, 내부 붕괴 상황을 가정한 작전을 수립했다. 1994년 북핵위기 때 만들어진 '작계 5026'은 미군이 스텔스 전폭기와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해 북한의 핵시설과 지휘부를 제한적으로 타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작계 5028'은 북한이 휴전선 일대와 한국의 도서 및 후방지역에서 국지적인 도발을 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해 계획된 작전이며, 작전계획 전 단계인 '개념계획(CONPLAN) 5029'는 북한이 경제난과 군사정변 등으로 내부 동요가 일어나 갑자기 체제가 붕괴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계획이다. '작계 5030'은 북한군을 자극해 지도부가 갖고있는 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약화시킨다는 작전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