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연한 표정·단호한 어조'의 朴대통령 첫 대국민 담화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4일 취임후 첫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은 시종일관 결연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정각 짙녹색 상의에 회색 정장바지를 입고 나타난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배석한 허태열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9명의 수석비서관 등의 표정도 함께 굳어 있었다.

약 10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수차례 손동작으로 야당과 국민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강조했으며 일부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눈에 띄게 격앙됐다. 차분한 말투와 담담한 표정 등 평소 공식석상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결연함을 나타내기에 충분한 표정들이었다.

그만큼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인한 국정공백의 난맥상을 손 놓고 지켜볼 수 만은 없다는 위기감이 묻어났다.

실제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이 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국정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 뒤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대통령 또한 그 책임과 의무가 국민의 안위를 위하는 것인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특히 논란이 된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립 취지를 설명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목적 이외에 어떠한 정치적 사심도 담겨있지 않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야당의 반대논리를 반박하는 문장은 스타카토처럼 끊어 읽으면서 강조점을 더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의 마음을 정치권과 국민들께서 이해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면서 자신을 믿어 달라는 듯 오른손을 가슴에 얹기도 했다.

아울러 "(방송통신 융합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 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라며 재차 주먹을 쥔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 가장 격앙된 어조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결연함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담화문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을 25회나 언급하면서 진정성을 부각시키고 야당에 '국민을 위한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경제(11회), 성장(6회), 일자리(4회), 위기(3회) 등의 단어도 수차례 언급하면서 미래부는 국민경제의 부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안 그대로 신설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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