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강연서 "박원순·공지영..낸시 랭도 종북주의자"
북한을 찬양하는 게시물이나 웹사이트 등을 국가정보원에 신고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원 초청행사에서 국정원이 섭외한 강사들이 "박원순·이정희·낸시 랭·공지영은 종북주의자다" "5·18 당시 광주에 북한 간첩이 있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정원 초청행사에 참석한 ㄱ씨 등의 말을 종합하면, 행사에는 변희재 빅뉴스 대표(39)와 북한 정보부 고위직 출신이라고 밝힌 탈북자 ㄴ씨가 강연자로 나섰다. 변 대표는 강연에서 종북의 개념을 넓게 잡으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아티스트 낸시 랭, 소설가 공지영씨 등도 '대표적 종북주의자'라고 꼽았다. 그는 "종북의 개념을 좁게 보면 종북주의자들은 실제 종북 행위를 한 사람들이지만 극단적으로 넓게 보면 이들에게 동조하는 사람들도 종북주의자"라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방송노조에 대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탈북자 ㄴ씨는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석자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의견을 묻자 "5·18 당시 광주에 간첩이 내려와 있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후 사회를 맡은 국정원 직원은 "좋은 말씀을 들려주셨다"고 화답했다. 국정원은 전교조가 종북 정치조직이라며 비난하는 내용의 < �빠이 전교조 > 라는 책을 참석자 전원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정원법에 따라 움직여야 할 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괴담 수준의 종북론을 확산시키는 공식 행사를 국민의 혈세로 진행하고 있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희재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보 강연을 한 사실이 있다"며 "종북의 개념을 넓게 잡으면 공지영이나 박원순 같은 사람도 종북주의자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행사는 국정원에서 111 신고전화를 운영하는 소규모 부서 차원에서 하는 행사다. 그 행사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낸시 랭은 종북주의자" 기사 관련 반론보도
경향신문은 지난 3월4일자 < [단독]국정원 '종북 낙인찍기' 시민 강연 > , < [단독]국정원 강연서 "박원순·공지영·낸시랭은 종북주의자" > , < "박원순 시장 종북세력 매도, 국정원법 위반" >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변희재 빅뉴스 대표는 해당 강연에서 '종북 개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친노종북 세력이 대선 이후 급격히 낸시랭을 띄우기 위해 모여 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으나 '낸시랭을 종북주의자'라고 발언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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