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예상보다 빠르게 정계 복귀 선언.. 제3세력 조직화 '시동'

송용창기자 2013. 3. 4.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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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선 출마 의도와 향후 행보는박근혜정부 지지율 추락, 민주 계파 싸움 골몰.. 安 복귀에 길 터 줘국회 입성 성공하면 정치권 새판짜기에 상당한 영향 미칠 듯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ㆍ24 보궐선거 직접 출마를 전격 결정한 것은 제3지대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선 도전에서 실패 요인으로 꼽혔던 무소속 후보의 조직력 부재, 애매모호한 태도와 늦은 결단 등의 약점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조속히 결단한 셈이다. 그의 국회 입성이 성공하면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부터 '안철수 바람'이 야권 발(發) 정계 개편을 촉발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당초 안 전 교수가 3월에 귀국하더라도 안철수재단과 포럼 활동 등을 통해 외곽에서 보폭을 넓히며 차분히 정치 재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4월 보궐 선거에서도 측근들의 출마를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역할을 제한하고, 본인은 일러야 10월 보궐선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예상을 깨고 안 전 교수가 4월 보선 출마 카드를 꺼낸 것은 제3세력의 조직화를 위해서는 속히 구심점으로 나설 필요를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철수 세력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 전 교수가 지금부터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여야 모두 혁신과 정치력 부재의 난맥상을 보이는 것도 안 전 교수의 빠른 정치권 복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이후 박근혜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모두 추락하고 있다"며 "특히 민주당이 대선 패배 뒤에도 혁신 없이 계파 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으로 비쳐 안 전 교수의 복귀 길을 터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교수의 보궐선거 도전이 쉽사리 성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안기부 X 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은 상태에서 노 대표 측과의 협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벌써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진보정의당이 "일방적 출마 선언이 매우 유감"이라며 즉각 반발하는데다 야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 영도 대신 야권에 유리한 노원병에 출마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않고 안 전 교수 측에 양보할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노원병 후보 출마 여부를 놓고 친안(親安) 세력과 반안(反安) 세력으로 갈등을 빚을 공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교수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지 못한다면 승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안 전 교수가 여러 위험 요인을 뚫고 원내에 진입한다면 정치권의 새판짜기 흐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성 정치권이 대립과 갈등, 계파 정치를 반복하게 되면 정치개혁 기대감이 다시 안 전 교수에 쏠릴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민주당 일부 세력이 이탈해 안 전 교수 측에 합류할 수 있는데다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는 진보정의당도 안 전 교수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교수가 원내에 진입해서 정치력을 보여주면 10월 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신당 창당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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