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에 모욕 CD 보낸 日 극우밴드 비난 빗발

광주 2013. 3. 4. 02: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 "고발 즉시 수사 착수"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3ㆍ1절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노래와 동영상이 담긴 CD를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에 보내는 만행을 저질러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나눔의 집은 '위안부 소녀상 말뚝 테러'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에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며,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3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따르면 '조선놈들을 쳐죽여라'라고 쓰인 노래 CD 1장과 이 노래 가사를 한국말로 번역한 A4 종이 1장이 들어있는 소포가 3ㆍ1절 전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나눔의 집에 도착했다. 발신인은 '도쿄도 지유다구 벚꽃난무류(東京部 千代田區 櫻亂舞流)'라고 적혀 있었다. 벚꽃난무류는 일본 국수주의자들로 이루어진 록밴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접 만든 노래 가사에서 '매춘부 할망구들을 죽여라'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지진 틈타 도둑질하는 놈들 뭐하러 왔어. 다케시마에서 나가라. 동해표기를 없애라. 돈으로 사는 히트 차트 토할 거 같애' 등 재일동포와 독도, 한류 아이돌 그룹을 싸잡아 공격하는 망언도 담겨 있다. 이들은 이 노래를 3분 56초짜리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지난 1월 26일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동영상을 접한 나눔의 집 할머니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유희남(87)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끌려가서 고통을 당한 사실을 전 세계가 알고 사죄하라고 하는데 사죄는커녕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눈물을 흘렸다.

인터넷에는 이들의 만행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디 plasma****는 "위안부는 미국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비판한 부분인데 세계를 향해 '우린 거짓말쟁이이고 수준 떨어지는 나라'라고 외치는 꼴이다. 할머니들께서 이런 쓰레기들 때문에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아이디 sjin****는 "사람 대접 받고 싶으면 사람답게 행동해야 한다. 명예를 중하게 여기는 사무라이 정신은 아예 없었던 것이냐"고 비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되살아난 제국주의 망령을 차단하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테러하자", "이 참에 일본과 국교를 단절하자" 등 강경 발언을 했다.

나눔의 집은 4일 서울중앙지검에 소포를 보낸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생존자가 60여명이라 집단이 명확히 특정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대로 사실의 적시에 반하는 욕설을 사용했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서 '말뚝 테러'를 저지른 스즈키 노부유키의 사례처럼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사를 통해 기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고발장이 접수되면 고발인 조사 등을 통해 처벌 의사를 확인한 뒤, 우편물 발송 주소 추적 등을 거쳐 법과 원칙대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기중기자 k2j@hk.co.kr김청환기자 chk@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