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존재였던 안철수, 이제는 '계륵'
[세계일보]4·24 재보선의 판이 커진 데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3월 귀국 소식이 들리자 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충남 부여·청양)이 선거법 위반으로 28일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4월 재보선 지역은 3곳으로 늘었다. 서울, 부산에 이어 충청까지 추가되면서 10월로 예상됐던 안 전 교수 측의 정치세력화 작업도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안 전 교수의 행보에 민주통합당의 고민이 적잖다. 안 전 교수가 지난해 대선에서 통큰 양보를 한 '고마운 존재'였지만, 이제는 '계륵'과도 같다. 그가 직접 출마하면 민주당은 단일화 경선 룰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일 수 없는 처지다. '안철수 신당'의 출범으로 예상되는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안 전 교수가 재보선을 통해 정치활동 기반을 마련할 경우 '안철수 신당' 출범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측근은 "신당의 필요성은 내부에서도 공감한 문제"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정치결사체를 꾸려 4월 재보선을 치른 뒤 정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에도 안 전 교수의 '타이밍 정치'가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대선 패배 후 미진한 당 혁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둔 계파 간 갈등 재현 등의 위기가 안 전 교수에게 또 다른 기회라는 관측이다.
안 전 교수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모바일투표에 대한 잡음으로 흥행에 참패한 지 사흘 만에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선 국면에서는 단일화 후 사실상 칩거를 해오다가 문재인 전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한 이후에 지원유세에 나서 '미지근한 지원'이라는 뒷말을 낳기도 했다. 민주당의 고비마다 등장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셈이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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