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애완동물 뼈로 만든 '메모리얼 스톤' 엇갈린 시선

조아름기자 2013. 2. 27.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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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했던 추억 간직 애틋" "과도한 애정 표출 거슬려"

회사원 최모(27ㆍ여)씨의 핸드백 속에는 손톱만한 돌멩이 3개가 들어있다. 한달 전 세상을 떠난 강아지의 뼈로 만든 일명 메모리얼 스톤(Memorial stone)이다. 10년 넘게 기른 강아지와의 이별에 괴로워한 최씨는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 남들이 뭐래도 늘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다.

끔찍한 애완동물 사랑이 메모리얼 스톤으로까지 발전했다. 부패 염려가 없고 휴대가 가능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지만 '동물에 대한 과도한 애정'이라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메모리얼 스톤은 10여 년 전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사람의 유골을 다이아몬드 등으로 보석화했던 게 그 모태.

국내에서는 2009년 한 장례업체가 고인의 사리를 제작하던 기술을 애완동물에 적용한 후 퍼져 나갔다. 현행법 상 동물의 뼈로 2차 가공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특별한 제한규정이 없어 법적인 문제는 없다. 현재 전국의 장례업체 5곳에서 의뢰를 받아 메모리얼 스톤을 제작ㆍ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은 20만원 정도로 그다지 싸지 않아도 업체당 연간 수천 만원씩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메모리얼 스톤에 호의적이다. 대학생 조모(25)씨는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화장 뒤 아무도 없는 곳에 외롭게 뿌려지는 것보다 메모리얼 스톤으로 기억하는 게 주인이나 강아지에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도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지만 타인이 선택한 추모방식은 그 자체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모리얼 스톤을 포함한 동물장례업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국내 동물장례업 시장규모는 55억원에 이른다. 회사원 강모(32)씨는 "한때 강아지를 키워봤지만 수십 만원을 들여 장례를 치르고 메모리얼 스톤까지 만들어 몸에 지니는 건 솔직히 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메모리얼 스톤 제작업체 관계자도 "애완동물을 키워보지 않거나 동물을 식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게 사실"이라며 "심지어 '돈 받고 먹는 걸로 장난친다'는 인터넷 댓글까지 봤다"고 씁쓸해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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