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박근혜 진돗개, 청와대 친구는?

남승모 기자 2013. 2. 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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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를 떠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받았다. 생후 한달 남짓된 흰색 암수 한쌍으로 박 대통령은 강아지를 받아 안고 활짝 웃으며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가서 아주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를 떠날 당시 개를 키우지 않고 있었지만 널리 알려진 애견가다. 자신의 미니홈피에도 반려견에 대한 소식을 종종 올리곤 했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키웠던 '방울이'와 동생 지만씨에게서 선물받았던 진돗개 '봉달이', '봉숙이'가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동생에게 선물 받은 진돗개 봉달이, 봉숙이가 새끼를 7마리나 낳았습니다.^^ 저희 집에 갑자기 식구가 많이 늘어 대가족이 됐어요."라고 적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수컷 4마리에게 건, 곤, 감, 리, 암컷 3마리에는 청, 홍, 백이란 이름을 붙여 일반인들에게 분양했다고 한다.

◈ 26마리 사슴 친구들

그렇다면 삼성동 주민들이 선물한 진돗개 한쌍이 청와대에서 만날 동물 친구는 누가 있을까? 좀 크지만 멋진 이웃이 있다. 바로 사슴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5월 꽃사슴 3마리를 청와대 경내에 방사했다. 방사된 사슴은 서울대공원에서 2년6개월간 자란 암사슴 두 마리와 수사슴 한 마리였다.

청와대에 방사된 뒤 그 동안 짝짓기를 통해 새 생명을 낳기도 하는 등 개체 수가 불었다. 중간에 적정 개체수 유지 차원에서 서울대공원 등으로 반출되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청와대 경내에 모두 26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별도로 먹이를 주지 않았지만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사료도 주고 있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종종 먹이를 주곤하는데 이 때문인지 사람이 다가가도 잘 도망가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도 초식동물인지라 바로 앞까지 다가가려 하자 역시나 자리를 피했다. 특히 숫놈은 코의 김을 내뿜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청와대에는 조경이 잘 돼 있어 봄이면 화사한 꽃들로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어느 해엔가는 꽃이 보이질 않았다고 한다. 꽃없는 황량한 봄을 맞게 된 청와대 사람들이 원인을 추적한 결과 범인은 바로 사슴이었다. 사슴들이 봄을 앞두고 한껏 물오른 꽃망울들을 맛있게(?) 모두 따먹은 결과였다.

◈ 다른 견공(犬公) 친구는?

진돗개 한쌍이 청와대로 오기 전, 그러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에 진돗개 청돌이를 비롯해 풍산개와 셰퍼드 등이 함께 살았다. 하지만 청돌이는 이 전 대통령을 따라 사저로 이사했고 현재는 풍산개와 셰퍼드만 남은 걸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르지 않는다면 풍산개는 동물원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진돗개들이 이웃들과 함께 살 수도, 헤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물론 새로 이사온 진돗개들이 어려서 당장 함께 어울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동물보호와 환경단체들이 보낸 정책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동물복지 현장에 가보고 유기동물을 직접 입양해 동물복지와 동물보호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이 '공약'을 실천한다면 유기견들도 이들과 친구가 되지 않을까?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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