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취임사.. '국민'은 있고 '소통'은 없었다

박수익 2013. 2. 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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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국민'과 '행복'이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국정운영의 틀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취임사에서도 그대로 녹아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기간 강조했던 '소통'과 '통합'은 단 한차례도 언급되지 않았고,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 취임사의 필수 단어였던 '민주주의'는 빠졌다.

◇국가 보다 국민.. 성장 대신 부흥

25일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국민으로 58회 사용됐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문장 첫머리에 나오는 탓에 역대 취임사에서도 단골로 쓰였지만, 이명박 대통령(30회)과 노무현 대통령(21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역대 취임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행복'도 '국민'과 연결어로 사용되며 총 21회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 개개인의 행복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된다"거나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로 새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부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연상케 하는 단어들이 곳곳에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3대 국정기조를 제시하면서 성장 대신 부흥, 번영 대신 융성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성장을 5회, 노무현 대통령이 번영을 8회 사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6~70년대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어도 4번이나 등장했고, '독일의 광산, 열사의 중동사막' 등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문장도 등장했다. 실제로 이날 취임식에는 재독간호사회장과 파독광부단체회장이 특별초청됐다.

◇경제민주화 언급했지만 '소통'은 실종

지난 21일 국정목표에서 사라지며 논란이 됐던 '경제민주화'도 두 차례 등장했다.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국정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지적을 의식, 다시한번 실천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8회 등장했고,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언급하면서 여전히 창조경제보다는 낮은 단위의 개념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박 대통령이 대선 전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국민대통합'과 '소통'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인수위 시절 초반부터 취임식 전날 밤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청와대 대변인 인선까지 계속되는 '불통·밀실' 논란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남는 대목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노태우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선제 개헌 이후 빠짐없이 등장했던 '민주주의'란 단어도 사라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 초반 "국민들의 강한 의지와 저력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히면서도, 민주화 세력의 헌신과 희생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취임사는 총 5244자, 원고지 29장 분량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8700자)보다 크게 줄었다. 20분간 진행된 연설 시간 동안 국회 앞마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부터 30차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수익 (park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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