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 자존심' 이다해·황정음, 불협화음 빚어내다

2013. 2. 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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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우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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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5일 15시 8분]

여배우에게 미모란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이다. 모두 예쁘게 보이기 위해 힘쓰지만, 미모라는 것이 브라운관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느냐 아니면 역할마저 무시한 얼굴에 대한 집착으로 보이느냐는 것은 한끝 차이다.

실제로 SBS <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속 송혜교의 미모는 찬사받지만 KBS 2TV < 아이리스2 > 의 이다해나 SBS < 돈의 화신 > 의 황정음에게는 찬사보다 질책이 쏟아진다. 그들이 포기하지 못하는 외모가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배우가 예뻐야 드라마도 산다는 통념과는 달리 뽀얀 피부와 큰 눈동자를 가진 그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다해, 어떤 순간에도 청초하고 아름다운 NSS 요원?

KBS 2TV 수목드라마 < 아이리스2 > 에 출연 중인 이다해

ⓒ 이정민

< 아이리스2 > 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벌여놓은 판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어설프다는 점이다. 아이리스와 NSS 간의 갈등과 음모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축인데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액션과 연기는 디테일을 살리지 못하고, 연출 또한 산만하다. 시청자들이 < 아이리스2 > 에 기대하는 것은 '긴장감'이다. 그러나 이는 허술한 구성으로 소구력을 갖지 못한다. 20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연출에 긴장감이 없다면, 시청자가 애정을 갖고 지켜볼 캐릭터라도 있어야 한다. 어설픈 설정도 시청자가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용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 아이리스2 > 에는 시청자가 무조건 편을 들어줄 캐릭터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가 오히려 스토리에 묻히며 매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것은 고문 신이나 베드신 같은 자극적인 장면이다. 문제는 이런 장면마저 어설프다는 것이다.

20일 방영된 KBS 2TV < 아이리스2 > 의 한 장면

ⓒ KBS

그 중 여자 주인공인 이다해는 몰입을 가장 방해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발음과 발성 면에서 이다해는 몰입을 방해하는 연기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역을 맡든지 자신의 외모가 망가지는 것을 허락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청자의 질타를 받고 있다. 연기자에게는 배역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상황에 맞는 설정으로 시청자를 이해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다해는 전작 < 추노 > 에서도 상황에 맞지 않는 메이크업과 깨끗한 얼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 아이리스2 > 에서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다해는 훈련 중에는 물론, 병원에서도 진하고 완벽한 메이크업을 고수하며 얼굴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는다. 여자 정예 요원의 역할보다는 '여자 주인공'으로서의 이다해가 더 강조될 때 시청자는 불편함을 느낀다. 연기자가 화면에 어떻게 비칠까를 고민한 흔적이 더 보인다는 것은 득보다 실이다. 강렬함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는지는 몰라도 심각한 상황에서 이다해의 아이라인을 보고 있노라면 스토리에 집중이 되기보다는 '저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눈 화장에 공들일 시간이 있었는가'하는 의문이 더 깊게 자리잡는다.

연기자로 안착한 황정음의 옥에 티, '서클렌즈 사랑'

SBS 특별기획드라마 < 돈의 화신 > 에 출연 중인 황정음

ⓒ 이정민

이런 문제는 < 돈의 화신 > 의 황정음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황정음은 < 돈의 화신 > 에서 뚱뚱한 여성에서 날씬하고 예쁜 여성으로 탈바꿈하는 복재인이라는 캐릭터를 맡았다. < 돈의 화신 > 은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와 흥미로운 인물 구성으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드라마다. 황정음 역시 예전보다 발전된 연기력을 보이며 연기자로서 자연스럽게 안착하고 있다.

그러나 연기가 나아졌다 해도 황정음이 배우로 인식되기 힘든 것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외모 때문이기도 하다. < 돈의 화신 > 에서 황정음은 뚱뚱하고 안경까지 착용한 미운 오리였는데, 이 순간에도 황정음의 눈동자는 초롱초롱하고 예뻤다. 황정음이 포기하지 않는 것은 '서클렌즈'다. 황정음은 남자들에게 무시당하며 외모를 꾸미지 않는 설정일 때는 물론, 전신 성형을 하고 붕대를 푸는 그 순간까지 서클렌즈를 꼈다. 뚱뚱하다고 해서 외모를 가꾸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캐릭터의 성격이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결코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17일 방송된 SBS < 돈의 화신 > 의 한 장면

ⓒ SBS

황정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외모가 망가지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충분히 예쁜 얼굴임에도 황정음 스타일의 연기엔 정형화된 무언가가 있다. 예를 들면 큰 눈을 깜박거리고 입술을 오므린 채 얼굴 각도를 아래로 내려 눈은 크고 얼굴은 작아 보이려는 '예쁜 척' 등이다. 황정음이 정말 연기를 할 거라면 얼굴을 포기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하고 캐릭터를 연기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그를 연기자로 인정할 것이다.

미모는 죽어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 중 하나일 테지만 그 미모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면 과연 의미 있는 것일까. 이들은 브라운관에서 '이다해'나 '황정음'이 아니라 '지수연'과 '복재인'을 연기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예쁘다. 시청자는 브라운관에서 배우의 외모도 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이는 것은 외모보다는 연기다. 예쁘다는 것은 이제 충분히 알았으니, 이제 망가지더라도 연기를 위한 열정을 보여줄 때다. 이제는 외모보다 역할에 몰입한 그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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