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부족하다더니.. 100여명 동원 취임식장 눈 치워

심혜리 기자 2013. 2. 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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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사흘 앞둔 22일 행정안전부가 취임식장인 국회 앞마당에 쌓인 눈을 소방관을 동원해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한 응급구조와 화재에 대처해야 할 소방관들을 눈 치우는 데 동원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일부 소방관은 비번일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국회 앞마당에서는 소방관 100여명이 빗자루와 걸레로 취임식장 의자에 쌓인 눈을 치우는 장면이 목격됐다. 확인 결과 이들은 서울 영등포소방서 소속 소방관들로 밝혀졌다. 영등포소방서 전체 인원(270명)의 3분의 1이 넘는 소방관들이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제설과 청소를 한 것이다. 이날 아침 행안부가 소방방재청에 소방관들의 동원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빗자루로 쓸고 걸레질까지

18대 대통령 취임식을 사흘 앞둔 22일 취임식장인 국회 앞마당에서 119 소방대원들이 밤사이에 내린 눈을 치우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실은 "이렇게 갑자기 눈이 많이 내린 날은 신고가 많아 소방서에서도 통상 비상대기를 한다"며 "오늘 같은 날 소방인력을 빼는 것은 국민들의 안전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중에는 비번인 소방대원과 내근직도 포함돼 있었다. 임 의원은 "격무에 시달리며 충분히 쉬어야 하는 소방관들을 말로는 위한다면서 동원하는 일꾼으로 취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안전한 사회를 위해 소방관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새 정부가 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행안부 제1차관은 문제제기를 한 임 의원실에 "소방관 동원은 행정 착오"라 말하며 소방인력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앞서 지난 14일 대통령취임행사위원회에서는 영등포소방서에 공문을 보내 취임식 행사 관련 제설 작업과 주변도로 청소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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