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병역면제] 病인가! '빽'인가!.. 본보,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첫 내각 분석

2013. 2. 22.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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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아들 병역에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고위공직자에게는 일반인 이상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03년 3월 5일 장준영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병역문제가 단골처럼 터져 나오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며 이명박 당선인은 왜 모든 잣대를 자기 자신에게 맞추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요즘 사회지도층은 유독 병역면제자, 병역면탈자가 많은지 납득하기 어렵다." 2008년 2월 22일 우상호 전 통합민주당 대변인.

"왜 고위공직자의 아들들은 죄다 신체적 결함들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은 궁금할 따름이다." 2013년 1월 27일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

새정부 출범 때마다 고위공직자들의 병역 문제는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였다. 야당은 일부 공직자들의 병역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놨고, 여당과 공직자들은 해명하느라 진땀 빼는 풍경이 반복됐다. 정권이 교체되든, 교체되지 않든 고위 공직자들과 그들 자제의 병역 논란은 10여년 이상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일보가 22일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첫 조각에 이름을 올린 장·차관급 고위공직자와 그 자제들의 병역 현황을 분석한 결과, 56명이 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들 중 37명은 "아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고도근시, 저체중, 디스크, 아토피 등이 주요 병명이었다. 1차 징병검사 때 현역병 판정을 받으면 입영을 연기한 뒤 병을 앓거나 수술을 받아 2∼3차 징병검사 때 병역이 면제된 사례도 여러 차례 발견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첫 내각으로 임명된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90명 중 18명(20%)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 이 중 10명이 질병으로, 나머지 8명은 기타 사유로 병역 의무가 면제됐다. 2008년 이명박 정부때는 장·차관 111명 중 14명(12.6%)이 면제받았고 이 중 7명이 질병을 사유로 들었다.

고위공직자들의 아들도 군대 가기 어려울 만큼 '아픈' 사람이 많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장·차관 아들 84명 중 8명(9.5%), 이명박 정부 때는 98명 중 11명(11.2%)이 면제받았다. 이 중 15명이 질병 때문이었다. 고위공직자들과 자제들의 군 면제 논란은 이번 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초대 내각을 이끌어갈 국무총리·장관 후보자들과 청와대 비서실장·수석 내정자들 30명 중 4명이 군 면제를 받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만성 담마진'이라는 두드러기 피부질환,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는 폐결핵,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소아마비로 병역면제 처분됐다.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는 손가락 마비로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왼손 검지와 중지, 약지에 마비 증상이 있다고 한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결핵성 골수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척추디스크),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눈과 관절),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내정자(시력) 등은 모두 질환으로 방위 복무한 뒤 소집해제됐다. 정홍원 국무총리 내정자는 육군병장으로 제대했지만 아들 우준(35)씨가 1997년 현역 판정을 받았다 4년 뒤 허리디스크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아 의혹이 제기됐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병역은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을 여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항목"이라며 "국민이 복무할 때 자신들은 공부해서 출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고위직까지 올라 박탈감을 안겨주는 것은 리더의 덕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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