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갈 줄 알았던 전기車, 급브레이크 원인 4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렸던 지난달 17일(현지 시각) 마크 로이스 GM 북미 사장은 "전기차는 죽지 않았다(The electric car is not dead)"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강한 어조로 말한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전기차 시장이 안 좋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전기차가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시들 수 있다는 의문을 품고 있다.
전기차 선발 업체 닛산은 2020년이면 전기차가 전 세계 신차 수요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더 크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지 않은 건 '3대 난제(難題)'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충전으로 100㎞도 못 갈 정도로 상품성이 없고, 고용량 배터리 가격이 차 값을 두 배 이상 부풀릴 만큼 비싼 데다, 충전할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 그것이다.
기름 값이 예상 외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전기차 시장 확대를 더디게 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가장 많이 쏟아진 건 2008년 무렵이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조만간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뚫을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가 급등하면 전기차의 경제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하지만 올해도 유가는 배럴당 103달러(브렌트유 기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대용량 배터리가 달린 GM의 쉐보레 '볼트' 가격은 동급 크루즈보다 2배 이상 비싼 4만2000달러다. 1년에 2만㎞를 달려도, 경제성이 나오려면 10년 이상 소유해야 차 값을 겨우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궁극적으로는 압축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수백㎞를 달리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차에도 보조적인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핵심 에너지는 수소가 낸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싼ix에 수소탱크를 단 차는 한 번 충전으로 600㎞를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된 상태다.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아예 뒷전으로 미뤄놓은 건 아니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전기차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BMW는 올 하반기 유럽과 미국, 내년엔 국내에서도 순수 전기차 'i3'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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