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수 OECD중 꼴찌..도서관을 미래 문화허브로

2013. 1.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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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문화 전진기지이자 싱크탱크 최소단위농촌지역 문화 소외 극복하는데 효과 커 위축되는 출판시장, 든든한 버팀목 역할

◆ Reset Korea 국정 어젠더 ⑫ ◆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2010년 기준으로 759개에 불과하다. 미국(9221개)이나 독일(8256개)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3196개)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도서관당 인구도 1만명 내외인 유럽 국가들과 달리 6만명이 넘는다. 부족한 공공도서관은 낮은 독서율과도 큰 상관관계를 보인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이 인근 지역에 있느냐 여부는 독서행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근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있는 경우, 성인의 과반수인 51.1%가 월평균 3.2회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없는 경우 10.7%만이 월평균 0.4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율에서도 공공도서관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나 높았으며, 연평균 독서량도 11권으로 인근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없는 경우보다 1.2권 많았다. 공공도서관은 지식ㆍ정보 격차 해소와 소외계층의 문화복지 실현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도서관은 단지 책을 빌리고, 읽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예술교육이 이뤄지거나 공연ㆍ전시ㆍ영상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문화허브가 될 수 있다.

전남 광양시 진상면의 농부네텃밭도서관은 마을 청년 10여 명이 모여 마을문고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만들어졌다.

정부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이 도서관은 경운기를 개조해 만든 이동열람실과 정자 안에 꾸민 서가 등으로 소박하다. 하지만 텃밭과 집, 도서관이 어우러진 놀이터 같은 공간은 주말마다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특색 있는 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

'도서관 산책자'의 저자인 강예린 S.O.A 건축사사무소장은 "도서관은 공동체가 사라져가는 도시의 삶 속에서,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자 활용하기에 따라서 가장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지역 도서관은 공동체를 다시 일상의 삶이 속한 근린으로 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읽기 문화의 마지막 보루'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100세 시대에 대비하려면 사회 교육이 충실해야 하는데 그 한가운데 도서관이 있다"며 "중ㆍ대형 전문도서관을 지역마다 확충하고 인문서ㆍ학술서 등을 비치해 시민들이 빌려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는 도시는 책 읽는 문화가 자연스레 꽃핀다. '도서관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은 부천시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부천시는 2000년 3개의 시립도서관 사이의 상호대차 사업을 시작하며 도서관의 공공성을 강화했다. 대출 서비스 질이 높아지자 주민들은 도서관을 더 많이 찾았고, 이후 부천시에는 도서관 17개가 늘어났다. 현재 부천시의 9개 시립도서관과 14개 작은 도서관은 동단위까지 촘촘히 순회차량으로 책을 배달하고 있다. 2010년에만 19만명의 시민이 33만권의 도서를 빌릴 만큼 부천은 '책 읽는 도시'가 되는 데 성공했다.

도서관의 수만이 아니라 질도 문제다. 우리나라 성인의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22.9%에 불과하다. 이는 핀란드(72%), 스웨덴(70%), 영국(53%)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공공도서관의 확대는 출판시장 성장의 견인차가 된다. 공공도서관이 3000개로 늘어난다면 인문학 서적도 최소 3000권이 팔리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도서관 인프라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후진국이다. 2010년 국회에 보고된 'OECD 회원국 공공도서관 현황' 자료에 의하면 국가별 1인당 장서 수는 1위 핀란드 7.6권, 2위 덴마크 4.5권, 3위 스웨덴 4.3권이며 우리나라는 1.3권으로 10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였다. 우리 국공립도서관에 있는 장서의 양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가장 많은 책이 공급되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출판사들은 책을 내면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양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 출판사들은 마음 놓고 책을 내고 독자들은 가까운 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려볼 수 있는 것이다.

도서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선 도서관 수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공공 도서관 서비스체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서관이 없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도서관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리즈 끝>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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