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 지나면 .. 그곳은 설국

손민호 2013. 1. 2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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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추억이 소복소복, 겨울 기차여행

올겨울은 눈도 참 많이 내렸다. 아침 햇살 아래 빛나는 설산, 하얀 봉우리 터뜨린 눈꽃만큼 낭만적인 겨울도 없지만 눈꽃 만발한 설산으로 가는 길은 막상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동차는 눈길 위에서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퍼뜩 기차여행이 떠올랐다. 기차여행을 주로 판매하는 여행사를 알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올겨울은 예년보다 호황이란다. 매서운 추위와 눈길 운전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은 기차밖에 없다는 걸 눈 밟은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전국 열차노선도를 펼쳐놓고 기차여행 계획을 짰다. 기차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코레일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의 도움을 얻었다.

 겨울 기차여행 코스 중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스테디셀러가 있다. 강원도 영월~정선~태백, 경상북도 봉화~풍기~영주를 거쳐 충청북도 제천까지 내륙 오지를 다녀오는 환상선 눈꽃열차다. 온종일 기차를 타야하지만, 이번 겨울처럼 눈이 많이 내리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다.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내륙 산간지대를 후벼 파듯이 헤집고 다니기 때문이다. 철도의 역사와 석탄 개발의 역사가 맞물리는 우리 현대사가 남긴 뜻밖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겨울 낭만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의외로 바다다.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하면서 수많은 청춘이 바다 한 번 보겠다고 동해안으로 달려간다. 바다만 바라보며 달리는 바다열차는 이번 겨울 특히 인기가 높았다. 워낙 추운 날씨 때문이었지만, 지난 연말부터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출발시간을 앞당긴 덕도 톡톡히 봤다.

 번잡한 게 싫다면 정선선 열차를 권한다. 객차 두 량이 전부인 정선선 꼬마열차가 눈발 헤치며 강원도 심심산골을 달린다. 승객이 워낙 없어 폐선 위기에 몰린 이 낡은 기찻길이 여행자에게 외려 잔잔한 여유를 선한다.

 사실, 어디를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기차에 올라타려는 마음이다. 전철 타고 춘천만 갔다 와도 고속열차 타고 부산에서 바닷바람만 맞고와도, 움츠린 우리네 일상은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이번겨울엔 기차를 타자. 기차에 몸을 실으면 저 멀리 떨어

져 있던 겨울의 낭만이 성큼 다가온다.

 글=손민호·나원정·홍지연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sdy11@joongang.co

손민호.나원정.홍지연.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신동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sh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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